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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ong 빌롱 Oct 21. 2024

자존감 바닥인 사람

그런 사람 주위에 한명이라도 있으면 피곤하다

신호는 소개팅을 한시간 늦었다.

이유는 약속한 카페 이름을 네비에 찍고 달렸는데 도착해보니 다른 지역의 같은 상호명의 카페였던 것이다.

만나기로 한 지안은 다행히 화를 내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려주었다.

드디어 도착해서 쥬스를 시키는데 지안이 주문한 게 뭔지 잊어버려 아무거나 주문해서 갖고 왔다.

지안은 신호가 진짜 띨띨한 사람인가 의심스러웠다.

신호가 말했다.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아직 인연을 못만났어요

지안은

사귀어 본적은 있으세요 물으니 그렇다며 대답했다. 

지안은 웃으면서 그런데 왜 헤어지셨어요 라고 했다.

신호는 이어 여태까지 만났던 여성에 대해 이러해서 안맞았고 저러해서 등등 말했다.

지안도 말을 이어가려고 과거 만난 남성에 대해 짤막히 얘기 했다.

지안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었기도 했고 신호의 성격도 맘에 안들고 티키타카가 안 맞어 자리가 몹시 불편해 집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일어나자고 제안했다. 헤어지고 집에 가는 길에 이런 띨띨한 사람 만나려고 예쁘게 차려입고 나온게 너무 한심스러웠다. 

다음날 신호에게서 연락와 깜짝 놀랐다. 어제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재미있고 귀엽게 톡이와서 자기가 너무 어제 만남에 편견을 갖고 있어서 그런가. 원래 재미있는 사람인데 첫만남이라 자기가 잘 몰랐나보다 하며 두번째 만남에 반갑게 응해주었다.

신호가 말했다.

"제가 왜 사귀어 본적이 없겠어요. 당연히 있지. 어제 그 말에 웃겼어. 저 여자들한테 프로포즈 많이 받아요!"

지안은 왜 갑자기 그 얘기를 하는지 의아해 하며 물었다. "혹시 자존심 강하세요?"

그는 그렇다고 했다.

여전히 두번째 만남도 썰렁하게 마무리지으며 돌아 왔다.

다음 주 신호에게서 또 연락왔다. 이번에는 이 근처 볼일 있다가 들렀다고 집 앞에라고 잠깐 보자 해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갔다.

신호는 조용한 데서 얘기 하자고 했다.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만약 잘 되서 결혼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때되서 놀랄까봐 말씀드리는 건데요. 저 사실 직업이 없거든요. 회사는 그만뒀어요.그래도 임대를 해서 먹고 살 수는 있어요"

지안은 충격받아 왜 그만두었냐고 물었다.

상사가 원하는데로 자기가 못해주어서 상사는 서류 종이를 집어 던지면서 욕했다고 한다.  나는 바닥에 흐트러진 종이들을 다 쓸어 모아 다시 갖다주었다. 쓰레기 취급 당했다. 조직 생활 안 맞아서 어디든 취업 안 할 거다. 

지안은 너무 놀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신호는 기분이 몹시 안좋아졌다. 그래서 따지기 시작했다.

지난번 만났을 때 전에 만났던 남자가 뭐 사준다고 한 이야기는 왜 해요? 그것도 첫만남에 왜 얘기해요? 그런 얘기는 하는 게 아니에요!!!

지난 번 만났을 때 왜 내 과거 물어 봐요? 왜 헤어졌는지 왜 물어보냐고요?

내가 지안씨 과거 물어 봤어요? 지안씨 과거 있어도 내가 물어봤냐고요? 본인 과거 있는 여자잖아!! 내가 물어봤냐고요? 안 물어봤잖아. 근데 내 과거 왜 물어봐!!!

그리고......어쩌구저쩌구....

너무 기가 막힌 지안은 계속 되는 신호의 공격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과거까지 들먹이고 나와서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에요??" 한마디하고 차에서 내렸다. 근데 신호의 반응이 그녀를 한번 더 무섭게 했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이게 무슨일이지?원래 성격이 그러세요?" 그는 진짜 싸이코였던 것이다. 그녀는 혹시 따라 올까 집에 가면서도 무서워 벌벌 떨었다.


이처럼 자존감이 바닥인 사람이 주위에 한명이라도 있으면 정말 피곤해진다.

자연스런 대화는 괜찮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말만 한다면 좋겠지만 서로 잘 모르기에, 살아가는 얘기 즉 쓸데 없는 얘기도 오고 가고 할 수 있는 거다. 다만 그게 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불쌍한 사람으로 보여 뒤쳐진 다고 생각되면 즉 인정 받지 못하면 심각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불안해한다.

자신을 높게 평가 받게 하려고 거짓말로 자신을 드높인다.

그게 잘못된 것임을 모르고 자신에게 관대하다.

한마디로 상대가 왜 자신에게 화났는지 상처 받았는지 조차 모를 때가 많다.

쓸데없는 자존심만 높다.

남에게 인정받지 못할까하는 두려움에 허세를 부려 결국 인정받아야 마음이 편하다.


주고 받는 것이 소통 즉 관계다.

말할 줄만 알고 들을 줄은 모르는 거다.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상대의 마음은 전혀 헤아릴 줄 모른 다는 거다.

상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문제는 뭔지 모른다.

기분에 따라 바뀌고, 공격성이 있는데 그런 주제에 본인만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므로 고칠 생각도 없고 그러므로 연애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순응하는 여성이 있다면 맹한 사람이다.

데이트는 어떤 지적과 비판도 오고 갈 수 없는,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즐겁게 해주어야 하는 시간이다.

관계란 많은 노력을 요한다. 자신의 연애가 잘 안 되고 있다면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자존감#자존심#데이트#소개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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