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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루가 Dec 29. 2019

홍보팀과 프레스 케어

어느 분야를 가든지 홍보팀에서 일을 하게 되면 기자를 만나는 일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엔터 쪽은 프레스 케어가 굉장히 중요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신경써서 관리하려고 하는 편이다. 


요즘에는 김영란법으로 많이 줄어들긴 했겠지만, 내가 일했을 때에만 해도 기자들이 모인 저녁 모임, 점심 모임 등 정말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참석했던 것 같다. 물론 결제는 회사카드로..


그때는 그렇게 기자들과 친해지고, 친분을 쌓으면 우리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좋은 기사가 한줄이라도 더 잘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다른 회사에서도 다 그렇게 하니까 기자들과 자주 만나고, 밥값, 술값을 계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물론 내돈으로 결제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렇게 끌려다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특히 엔터 쪽은 열애설이나 드라마 캐스팅 소식, 안좋은 소식이 있으면 새벽이든 저녁이든, 주말이든 평일이든 상관없이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직장이다. 나는 그런 일들이 견디기 힘들었고, 엔터쪽 보다는 그래도 기자들을 덜(?) 만나는 화장품 업계로 이직을 하게되었다. 


확실히 화장품 쪽은 기자들을 만나는 일 자체가 적었고, 만나더라도 일간지 기자들보다는 매거진 기자들을 만나는 일이 많았다. 매거진 기자들은 약간 까다로운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또래 사람들이 많아서 말도 잘 통하고, 뷰티라는 공통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비교적 평온하게(?) 기자 미팅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엔터 홍보일을 하면서 만난 기자 중에 정말 마음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도 있고, 그때의 다양한 경험으로 기자 응대하는 법을 배운것들은 다 지금 업무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기자들을 만날 때, 그들은 무조건 정보를 캐내기 위한 사람들이라서 너무 숨기려고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기자들의 행동이 정말 진절머리 나게 싫을 때도 있었지만, 그들은 극히 일부이고, 다른 좋은 기자들도 많았는데 왜 그렇게까지 거리를 두려고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없지않아 있다.


그들도 사람인데, 좀 더 인간적으로 다가갔으면 좀 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아주 약간 콩알만큼 들긴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지금 하고 싶은 화장품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현재가 좋다. (뭔가 의식의 흐름대로 막 끄적이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ㅎ)


다음 편에서는 배우 회사에서 경험했던 연예인 화보 촬영 현장에 대한 실제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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