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만든 틀 밖에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하여
우리는 언제부터 ‘시간’에 갇히게 되었을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시계를 확인하고,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며, “몇 살인가요?”라는 질문으로 사람을 분류한다. 태어나자마자 ‘몇 년도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일정한 나이에 맞춰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존재하는 걸까?
우주에는 “2025년 8월 27일 오전 11시"라는 시간표가 새겨져 있지 않다.
그건 오로지 인간이 만든 좌표계, 인간의 언어일 뿐이다.
태양은 그냥 떠오르고, 별은 그냥 빛나며, 나무는 그냥 자랄 뿐이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가 ‘늙는다는 감각’, ‘시간이 간다는 두려움’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이라는 개념에 너무 깊이 빠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가끔 상상해본다.
시간이라는 개념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고.
그는 시계를 보지 않고, 나이를 세지 않으며,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그는 느낀다. “지금이 따뜻한지, 시원한지”, “내 몸이 편안한지, 아닌지”.
그는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 있고, 지금 이 순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하다.
그런 사람은 나이 들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나이를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늙지 않는다.”
그의 피부는 물론 변하지만, 그의 존재는 언제나 현재에 머문다.
그는 항상 ‘지금’ 속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믿는다.
우리가 시간에서 한 걸음 떨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덜 늙을 수 있고,
조금 더 오래 살 수 있으며,
무엇보다 훨씬 더 깊이 있게 살 수 있다.
늦었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늙게 만든다.
바쁘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삶을 놓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숨을 깊이 들이쉬고,
잠시 눈을 감아보면,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존재에 한 발 다가선다.
우리는 언제나 ‘지금’에 있다.
‘지금’을 온전히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시간을 초월하는 첫걸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