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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미리 Mar 30. 2024

첫 직장의 중요성

비미리기 ep8

첫 직장의 중요성을 간과한 yes맨

대학생 때 졸업 후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고 그저 일찌감치 재학 중에 인턴 일하는 선배들이 부러웠다. 주로 교수님들이 인턴 자리 제안을 주곤 했는데 나에게도 제안이 왔을 때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생각하긴커녕 ‘내가 대3인데 일을 하다니’, ‘동기들 중 내가 먼저 일한다’ 같은 쓸데없는 생각에 취해 바로 받아들였다.


스스로 진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어떤 제안이 왔을 때 거절도 할 수 있는 건데 늘 모든 것에 yes였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이 내 미래를 좌지우지한다. 대학교 전공 선택이 모든 선택의 시발점이며, 입사 퇴사 모두 내 선택에 많은 결과가 따라온다.


첫 직장을 다닌 후 이직할 때 경력을 인정받으려면 유사 업계로 가야 한다. 한 번 기자 일을 했더니 이 경력을 살리려면 계속 글 쓰는 일을 하거나 언론 관련 일을 해야 했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그동안 쌓은 경력을 포기해야 하는데, 새롭게 시작하면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연봉이 적다.


좋아하는 일 하면 행복?

어린 시절 소설 읽는 걸 좋아해서 막연하게 작가를 꿈꾸기도 했지만 나보다 더 뛰어난 재능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포기했다. 내가 그 분야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시작하기 쉽지 않다. 어쩌다 보니 글 쓰는 일을 하게 됐는데 이제 와서 다른 일을 시작해볼까 싶어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밑도 끝도 없다. 사실 돈이 없어서 미치겠고 당장 급전이 필요해 많이 벌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력의 다른 사람들 연봉이 나보다 높으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 또한 나는 이 정도 돈만 벌면 된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나는 이 일이 좋아서 괜찮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쉽게 휘둘리지 않을 일이다.


돈을 선택할 것이냐,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것이냐. 돈을 좇으면 일이 재미가 없고 많이 주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 해서 마냥 행복하진 않고 내가 왜 이 돈 받고 일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어떤 게 맞고 틀리다는 정답은 없다. 앞으로 내가 또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텐데 참 어렵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는 걸까? 무언가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데 모든 일에 만족은 끝이 없고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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