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15일
질퍽하게 장맛비에 젖은 흙더미처럼
추잡스럽고 끈질기게 들러붙는가 하면
한참을 적요하여
오늘이 여름인지 토요일인지 어제인지
네가 사라진 그날이었는지
눈앞에서 시간이 뭉그러지는 것도 모르게 하다가
정신 차리면
귀를 찢을 듯이 시끄럽게 제 존재를 알리는 한여름의 매미처럼
찌잉, 머릿속을 울려댔다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뜨거운 아스팔트에
퍼져 흐르는 맑고 깨끗한 그 날씨의 온도가
그리움이, 그리움에 또 그리움과 미련과 다시 그리움이
마치 네가 나의 바로 앞에 존재해버린 것처럼
그러면 나는 또 나를 관통하는 기억을
겨우 한 입 거리 꺼내어 아주 오래도록 곱씹었다
들어찬 것이 눈 감으면 사라질 너의 단편뿐이라
유영하는 파도가 역류하는 기분에 속이 썩었다
더 이상 마를 바다의 바닥조차 무요한데
나는 이다지도, 지금도 네가 보고 싶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