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19일
안녕. 아직 13월이야
우리는 같은 계절을 지나면서
오늘도 다른 시간을 보내
내가 숨을 들이쉴 때 너는 세차게 심장이 뛰고
네가 얕게 호흡할 때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아
내 두 눈이 부신 탓에 너를 깨우면
네 두 눈동자 위로 희고 작은 달이 빠르게 저물어
두 번째 해가 뜨고, 내가 여린 하늘의 별을 쫓는 사이에
네 머리 위로는 세 번째 밤이 나의 몰래 찾아와
네 두 눈이 달이 저문 밤 속에 숨어버리면
나는 바삐 헤매던 눈동자를 내려 너를 쫓아
네 번째 해가 뜨기 전에, 아주 짧은 너의 밤을
조금이라도 내 곁에 두고 싶어서
너는 기꺼이 나직한 걸음으로
네 눈동자 속 희고 작은 달을 넘기며 내 곁을 찾아줘
숨은 우리의 계절처럼
우리 이 시간도 눈에 비치지 않으면 좋겠어
해를 숙이고 가라앉는 밤을 꺼내,
너와 나의 숨으로
다름없이 이 계절의 끝을 닫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