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18일
종이봉투를 받았다
비누냄새가 나서 오래 곁에 두면
말갛고 좋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봉투 안에 든 새 비누를 꺼내기 싫었다
좋은 사람들이 생겼다
함께 좋아하는 것들을 얘기하다 보면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 생겼다
그래서 우리가 찍은 사진을 꺼내보기 싫었다
너무 행복해버렸더라고
그래서 겁이 나더라고
꺼내어 쓰고 계속 들여다보면
금방 닳아 없어질 것 같더라고
내 행복이 그랬다
오래 소중히 하고 싶어
오래 소중히 할게
아주 힘들 때, 아주 잠시만 열어볼게
아직도 오래된 종이봉투에서
말갛고 좋은 비누냄새가 난다
아직은 행복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