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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호 Dec 14. 2021

너는 왜, 오늘 밤도 울어야만 하는지

13월 17일

수많은 밤이 발목 아래로 찰랑거렸다

곧 내 숨이 끊어질 만큼

목까지 오르고 머리 끝까지 잠길 만큼

네가 흘릴 깊은 밤이 나를 덮치겠지

거대한 파도를 눈앞에 둔 공포조차 없었다

나는 내 의지로, 너의 밤을 밟고 섰다


작은 흐느낌과 다급하게 가다듬는 호흡

패이고 깨지고 터지는 소리

찰박, 찰박.

굳게 땅 위로 발을 붙이고 서 있으면

어느새 발뒤꿈치가 들렸다

오늘은,  이만큼이기를


나는 얼마든지 이곳에  있을  있지만

얼른 이 까만 밤 위로 빛이 들었으면 해

네가 눈을 뜨면, 너를 위한 빛이 말간 눈동자 안으로

새까만 나의 방 안으로

네가 쏟아냈던 밤의 표면 위로

이제는 부서진 조각들이

눈부시게 반짝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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