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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Jan 14. 2024

유명하지 않다고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그 사람이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야'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유명한 사람을 보고(그들의 인기, 명함,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 그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칭송한다. 나는 열심히 살아온 보통 사람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 열심히 살아온 보통 사람들 중 가장 가깝고 가장 오래 보아온 사람이다. 그들의 현재가 자본주의에서 정한 성공의 모습이 아니어도 그들은 나의 영웅들이다.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알기에, 그 덕분에 나의 형제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기에, 나는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애틋하다.


영화를 보다 보면 연기를 정말 잘하는 이름 모르는 배우들도 많다. 각자의 자리를 빛내는 조연들, 엑스트라들이 많다. 주인공의 연기가 빛나는 이유는 그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남궁민의 인터뷰를 보았다. 남궁민이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연기를 너무 못해서 현장의 욕받이였다고 한다. '더럽게 연기 못해'라고 말을 하면 '죄송합니다'를 했다고 한다. 그런 남궁민이 지난해 '연인'으로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연기대상으로는 세 번째 상으로, 열심히 살아온 보통 사람을 오랜 시간 동안 해 온 결과이다. 남궁민이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아무도 몰라주는 그 시절,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남궁민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무명시절을 열심히 살아오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 그 긴 세월 동안 스스로 무너지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두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엄마, 아빠의 열심은 나와 형제들의 애쓰는 삶 안에 잘 녹아 있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의 형제들이 엄마, 아빠의 트로피라는 생각이 든다.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엄마, 아빠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자녀들을 위해 기꺼이 양분이 되어 애썼던 엄마, 아빠를 떠올리며 자식들 모두 오늘을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 열심의 보상이 꼭 유명한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 아빠의 보상이 내 형제들의 평범하고 평화로운 삶인 것처럼.


그렇기에 유명해지지 않았다고,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고, 승진하지 못했다고, 내 삶을 열심히 가꾸며 사는 일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나는 열심히 사는 보통 교사이다. 교감, 교장, 장학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교사이다. 학생들이 바르게 자라고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도 배려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르치는 교사이다. 나보다 열심히 하며 훌륭한 보통 교사들도 많다. 그들 덕분에 여전히 학교를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주변엔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다. 내색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잘 지키는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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