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교사 정쌤 Oct 27. 2024

이번 생은 이렇게 살기로 했어. 이렇게 살아도 돼.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요즘 내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는 말 중 하나는 차승원 배우의 말이다. 나영석 PD가 차승원 배우에게 왜 그렇게 가정에만 충실하게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차승원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이번 생은 이렇게 살기로 했어. 이렇게 살아도 돼."였다. 이 말이 두고두고 기억나는 이유는 화려한 인생을 사는 최고의 배우가 외부 활동이나 친구들과의 만남보다는 가정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자기 삶에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일은 열심히 하겠지만 그 외의 시간은 아내와 딸에게 충실하게 하는 차승원 배우의 말을 들으면서 나 또한 저렇게 단순한 목적의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 하는 생각은 나 또한 이번 생은 이렇게 살아도 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직업으로 가진 교사의 삶, 그리고 소중한 내 아이들과 남편,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많은 것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등 떠밀어서 교사가 된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해서 다시 가진 직업이다. 그리고 남편과의 만남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것도 모두 나의 선택이었다. 원한다고 가져지는 것들도 아닌데 나는 이렇게 모두 이루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깨닫고 나니 새삼스럽게 모든 게 감사하다. 


 교사의 삶에 대하여 더 많이 느껴보고 더 많이 사랑하고 아파하면서 나의 자리를 잘 찾아보려고 한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지리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마냥 즐거운 일들로 가득하지 않다는 것은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나만의 의미를 찾을 것이란 확신은 있다. 얼마 전 한 강 작가의 인터뷰에서 본 작가의 말이 생각이 난다. "살찐 낙관보다는 가냘픈 희망이 낫다"라는 작가의 말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어쩌면 내가 잡고 있는 것도 가냘픈 희망이 아닌가 싶다. 가냘픈 희망을 잡고 내 길을, 구불구불한 내 길을 사랑하며 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이 마지막이어도 괜찮은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