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읽은 책 중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문장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의 내용이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사랑해야 한다"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니까"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나딘 아줌마는 내게 세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사랑해야 한다.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311쪽
그제야 나는 아줌마의 머리가 약간 이상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불행한 일을 너무 많이 겪었기 때문에 이제 그 결과가 나타날 때도 된 것이었다.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니까.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81쪽
한 해를 정리하면서도 떠올리게 되고
한 해를 시작하면서도 떠올리게 되는 문장들이다.
내가 무엇인가에 몰두하면서
놓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성장하고 싶고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부풀어 오를 때 나에게 물어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그렇게 열심히 나아간 과정의
결과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지.
예전의 내가 냄비같이 끓어올랐다면
요즘의 나는 뚝배기같이 천천히 열을 올리는 것 같다.
조금씩 온도를 조절하면서.
사랑은 열심히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요즘 들어 느낀다.
엄마의 사랑은 더욱 그렇다.
아이에게 주는 사랑은
너무 뜨거워도 너무 차가워도 안 된다.
아이가 받아먹을 수 있는
이유식처럼 주어야 한다.
사랑은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다해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
정성스럽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살펴야 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야 한다.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열심히 하는 사랑은
일방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다.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그렇다.
자녀를 키우는 덕분에
참 넓고 깊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를 온전히 내주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생이다.
자녀가 있다는 것만으로
살아갈 이유가 충분하다.
잘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