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와의 대화, 자문자답하기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저널링
우리의 목표는 그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잘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자신에게 취하고 이전의 성공에 눈이 멀면 노력도, 고민도 줄어들고요. '이만하면 됐지' 하며 쉬이 타협하므로 예전처럼 좋은 것을 내놓지 못하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죠.
이런 건 옆 사람이 먼저 알아차리는 법이라 결국 그에게서 돌아서며 환호를 거둡니다. 그는 더 이상 찾아지지 않은 채 잊히고요. 자신을 벼리지 않거나 가야 할 길을 놔두고 옆길로 빠지는 사람의 운명은 이런 겁니다.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방부제라고 생각합니다. 조그만 성공에 취해 쉬이 허물어지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자신을 엄정히 돌아보고 삼가는 것.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 이런 자세야말로 자신을 온전하게 지키는 방부제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방부제를 잘 작동시키면 자신을 담금질해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자기 인식은 사실, 자신과 거리 두기가 시작인데 이것은 자기 자신과 자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나를 분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문자답하는 겁니다. 내가 묻고 내가 대답하는 것. 즉 묻는 나와 대답하는 나를 따로 하는 거죠.
어떤 걸 바꾸거나 개선할 때의 시작은 자각입니다. 자신이 어떻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이죠.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지음, 해냄
저의 고민을 본 블로그 이웃님의 추천으로 최인아 작가의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다시 읽었습니다. 최인아 작가의 책은 저에게 족보 같은 책이네요. 저의 고민을 이렇게 먼저 하신 분의 책을 읽고 그 안에서 저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하는 저의 모습이 참 기특하고 좋습니다. 성실한 모습의 제가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여물어 가는 모습이 보여 좋습니다.
사실, 회사 다닐 때 -2년만 다녔으니 신입이었죠- 얼마나 당돌했는지, 신입 주제에 한 주임에게 "왜 함께 청소 안 하세요?" 하고 말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유는 있었죠. 남자 친구이었던 남편이 참 착해서 실험실 청소를 많이 했거든요. - 퇴근 시간 전에 실험실 정리를 같이 했거든요.
나이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제가 좋습니다. 20대는 좀 당돌했고 에너지가 하늘을 찔렀죠. 늙은 신규로 학교에 발령 받아서도 신규가 신규처럼 행동하지 않아서 선배교사 중 한 분의 '눈총'을 받았어요. 눈물 한 번 빼고 교사 집단에 적응하기 위해 좀 더 조용히 잘 지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저는 참 즐겁게 저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온 듯해요. 그러면서도 살면서 찾아오는 고민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저는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인데 가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돌입할 때가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보면서 '나도 이런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대범한 행동을 가끔 잘하는데 저의 성격은 소심하고 걱정이 많거든요. 저지르고 나서 후회하고 걱정하며 잠을 못 자기도 해요. 그런데 그 방향이 맞다고 생각해서 했기에 저를 다독거리며 다시 일어서서 그 책임을 다합니다.
이런 대범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와의 대화 덕분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깨달았어요. 저도 참 저와 많은 대화를 하거든요. 고등학생 때부터 열심히 쓴 일기는 저와 대화도 하고, 하늘과 대화도 많이 했어요. 일기장에 쓴 하늘과의 대화는 또 다른 자아와의 대화였고 힘들 때마다 저를 저 위에서 바라보는 존재였던 것 같아요.
제가 힘든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나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고 내가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 저에겐 일기가 있었네요. 나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하게 해 준 일기입니다.
요즘도 꾸준히 씁니다. 요즘은 저널을 씁니다. 그 일의 반성으로 그치는 삶이 아니라 그 일을 계기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어떤 삶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성찰합니다. 자문자답하며 또 다른 나와 대화하며 내 삶을 돌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저널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널링, 그냥 내 마음을 먼저 풀어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노트 한 권 마련해서 내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다 풀어내보세요. 쉽게 시작하세요. 저의 10년 후를 생각하며 꾸준히 저널링해봅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의 10년 후의 모습도 응원합니다. 저널링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