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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1)

지인의 아기를 위해 지은 시

by 식빵이

<아가(1)>


아가

네가 태어나던 날

'반짝'하고 박수를 보내던

별들의 축하를 너는 들었니?


네 작은 코와 입을 통해

쌕쌕 드나드는 공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너는 아직 모르겠지.


아직 몰라도 되는 게 참 많아.

눈비를 품고있는 검은 먹구름도

꽁꽁 얼어 미끄러워져버린 길들도

조금은 천천히 알았으면 해.


언젠가 앞이 깜깜할 수도 있어

그림자가 우산 씌울 때가 있으니까.


그럴 땐 마음이 콩닥콩닥 뛰더라도

두 손을 곱게 포개어 기도한 다음

조용히 마음을 쓰다듬어 줘.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빛을 찾아봐.


빛은 분명히 있어.

그림자의 주인도

사실은 빛이거든.


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더이상 배고픔이 아니라

슬픔, 아픔, 힘겨움에서

비롯될 날도 오겠지.


하지만 기억해 그 눈물이

기쁨, 승리, 환호의 눈물이 될 날도

꼭 너에게 올꺼라는 걸.


빨리, 많이 가지려는 다툼속에

조금 지치고 늦어질 수도 있지만


네 희망을 사랑하고 소망을 간직해.

네 가슴에 담겨있는 소망은 항상

영롱하고 아름다워.


조급할 것 없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한 걸음 한 걸음


넘어질 걱정은

미리 하지 않아도 괜찮아.


설렘의 두근거림이

두려움의 두근거림이 되더라도


차근차근 떼어놓는 너의 걸음마엔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이고,

네 귀한 발걸음이 남길 발자국엔

후회가 묻어있지 않을꺼야.


어느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너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미소로 주위를 밝히면서

세상을 따스하게 데워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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