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앞에서
주인을 즐겁게 만드는 간단한 방법 알려줄까?
내가 물을 할딱할딱 먹어주는 거야.
주인도 참, 단순해. 내가 물 먹는 모습만 보면 세상 근심 잊는 표정을 짓는다니까.
가만있어. 어딘가 떠나는 모양이다.
자, 이럴 때 내 가방에 살포시 점프해야지. 우는 개한테 젖 아니 물 준다. 내가 몸소 깨닫는 철칙이야.
힘껏 에너지 발산하며 산책한다면, 산책 중간에 물 흡입은 필수지~
어제는 물그릇에 물이 없길래, 갈증 나서 눈짓을 보냈지. 내 친구 강아지는 물그릇 옆에 빨간 버튼 같은 게 놓여있대. ‘삑’ 누르면 주인이 물 갖고 온다나. 우리 주인은 감탄만 하고 끝!
내가 물 취향이 좀 까다로워. 담긴 물이 하루만 지난다면, 그건 내 물이 아니야. 제일 맛있는 물은 정수기에서 바로 나온 먼지 한 톨 없는 신선하고 깨끗한 물!
“안돼~ 축복아, 가자.”
“어딜~,”
산책의 재미는 바로 정수기 물을 먹는 거라고.
주인은 억지로 따라와 작은 종이컵에 물을 담아준다.
“빨리~빨리~” 왈 왈, 여기서 조바심 내다가 한마디 들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
“시끄러워!”
주인은 미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봐. 나 때문에 시선을 받는 게 싫은가 봐~
이럴 땐 얌전히 앉아 몇 초만 기다리면 돼.
“자. ”
맛있다. 홀짝홀짝.
가려고 하네.
“더 마시고 싶어.” 목줄을 내 쪽으로 끌자.
“아유, 너만 먹냐. 나도 좀 마시자.”
주인도 가끔 귀여워. 나 먼저 챙겨주고서야 먹는 모습이 말이야.
오늘 맛있는 물을 두 잔 마셨으니, 시원하게 한방 발사해보지.
“어유~ 쉬했어요.”
내가 아기야 뭐야. 세 살이나 먹었다고!
“어머, 이 강아지, 하트 모양으로 오줌 눴네.”
내 오줌이 하트 모양이래. 정말요?
나도 내가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어.
“비 오기 전에 한번 찍어놔.”
주인은 내가 만든 하트에 뿅 간 표정이야. 하하.
하트모양 오줌 누는 강아지. 나야, 나.
https://youtube.com/shorts/M6UWta4CHLY?si=-mFwuMGsA42gzAc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