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은 좋지만 하얀 건물은 싫어(1)

by 베를리너

하늘에서 펑펑 눈이 내렸어.

“축복아, 바깥공기 마셔.”

주인은 나갈 생각은 안 하고, 나를 번쩍 들더니 창문을 열었어.

흥! 이걸로 산책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킁킁”

아- 코가 뻥 뚫린다. 눈 냄새. 시원, 쌉싸름…. 살 것 같아.

그럼 나갈 거야? 내 눈빛 한번 볼래. 이래도? 이래도?

“발이 젖어서 안 돼.”

주인아 다시 생각해 봐.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삐그덕" 주인이 신발장 서랍을 여는 소리.

"콸콸" 정수기에서 물 담는 소리.

"탁! 탁!" 으, 내가 싫어하는 분홍색 점퍼를 털고 있네. 꼭 입어야 나간다면, 내가 양보하지.

여긴 어디야? 와 개판이다!!

‘잠깐. 개랑 인사 좀 할게.’

“어머, 얘는 냄새 맡으라고 뒷발도 들어주네.”

이건 기본이지. 개매너는 제대로 배웠어. 얼굴은 가물거리지만. 엄마도 그랬던 거 같거든?

자자. 견심 팍팍 쓴다. 실컷 맡아~돈 안 받을게.

“마성의 말티푸야. 쟤만 쫓아다니네.”

오늘 분위기 괜찮은데? 얘는. 절제를 모르고. 냄새 그만 좀 맡아. 슬슬 짜증이 나.

비켜! 널따란 운동장에서 오래간만에 뜀박질 좀 하게!

아, 아, 아!

이게 뭐야? 피가 나잖아. 주인을 찾아. 어떡해? 발톱이 너무 아파. 저 녀석 피하다가, 가시 같은 게 걸린 거 같아.

“어? 왜 피가 나지?”

주인은 당황한 표정이네. 흠, 그래, 걱정되겠지.

“아, 그런데 이제 안나네?”

그게 다야? 호 안 해줘? 쟤 안 혼내줘?

놀다 피난 적 처음이잖아?

갑자기 날 왜 가방에 넣는 거야?

설마? 이 방향은?

“축복이 접수할게요.”

“어디 아파요?”

“왼쪽 발 발톱에서 피가 났어요.”

내 말 취소할게. 나 괜찮다고~

급한 볼일이 있어서, 잠깐 자리 좀 피할게.

“어디가 축복아, 이리 와. 진료받아야지.”

무서운 표정 하지 마. 충분히 느끼고 있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 강아지들의 울음소리, '공포 영화가 따로 없어. 나 정말 하나도 안 아파!!'

“낑낑!!”

“조용히 해!”

아, 고달픈 견생! 하얀 눈은 좋지만 하얀 집은 싫다고!

발톱 안에 들어온 애꿎은 돌멩이, 바로 그 순간만 피했다면.

https://youtube.com/shorts/7f9Z1GgsG-E?si=fOy4Fi6hAtMdZa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