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승차감 있는 인생을 사는 법)-첫번째 이야기
영업직으로 5년째 일하고 있는 진호(32세)는 요즘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한숨부터 나옵니다. 실적 압박에 치이고, 일은 일대로 바쁜데 정작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보람도 못 느끼겠고... 월급날 통장에 찍히는 돈이 유일한 위안이지만, 그마저도 각종 청구서를 내고 나면 많지 않습니다. 대학 시절엔 그렇게 꿈이 많았던 자신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저 주어진 일을 반복하는 하루하루에 지쳐가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주말, 진호는 우연히 동창 민수가 주최한 작은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민수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1년 전부터 작은 수제 맥주 펍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민수는 예전보다 수입은 적을지 몰라도 얼굴에 생기가 가득했습니다. 진호는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솔직히 대기업 다닐 때보다 지금 행복해 보여. 어때, 만족해?" 민수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물론 쉽진 않아. 몸은 더 힘들지. 그래도 좋아하는 맥주를 만들고, 손님들이 '맛있다'고 할 때 느끼는 보람은 예전에 보고서 만들던 시절과 비교가 안 돼. 내 가게니까 내 마음대로 새로운 시도도 해볼 수 있고. 무엇보다 아침에 출근할 때 예전처럼 가기 싫지가 않아." 진호는 민수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가기 싫지 않다'는 말이 특히 인상적이었죠. 나에겐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으니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호는 자기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한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사실 진호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취미로 틈틈이 그림을 그리면 시간 가는 줄 몰랐죠. 회사 생활에 치이면서 몇 년간 붓을 놓고 살았는데, 문득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린 게 언제였지?" 생각하니 까마득했습니다. 그날 밤 진호는 책장 깊숙한 곳에서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냈습니다. TV를 끄고 책상에 앉아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그리고 나니 어깨가 결렸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뿌듯했습니다. 마치 잊고 지낸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랄까요. 그 뒤로 진호는 퇴근 후나 주말에 조금씩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 후, 회사에서 지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온 진호는 예전같으면 바로 쓰러져 잠들었겠지만, 이날따라 문득 "그림이나 좀 그릴까?" 하는 생각에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기 시작했죠. 피곤했지만 붓을 잡자 신기하게도 기운이 나는 듯했습니다. 새벽까지 몰입해서 그림을 그리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 오히려 머리가 맑았습니다. 진호는 깨달았습니다. '아, 이 맛에 다들 자기 취미를 즐기라고 하는 거구나. 내가 이렇게까지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었지.‘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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