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메뉴선정을 위해 고고
푸드트럭
푸드트럭에서 보라호떡에서 인생을 굽다 연재를 시작합니다.
드디어 푸드트럭 오픈 날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나름 바쁘게 지냈다. 두 달 전에 군청의 푸드트럭 공모를 보고 덜컥 신청서를 냈다. 총 다섯 대의 푸드트럭이 나왔다. 재작년엔 귀농 귀촌한 기간이 충족되지 못해서 신청서 조차 내지 못했다. 신청서를 내기 전에 메뉴를 정해야 했다. 친한 동생과 나는 메뉴 선정을 위한 도움을 받을 곳으로 두 곳을 정했다. 제법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군산의 장자도와 담양으로 결정했다.
처음 간 곳은 군산의 장자도였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생긴 방조제를 한참 달려서 도착할 수 있었다. 총길이는 33.9km인 새만큼 방조제는 2위인 네덜란드 자위더르 방조제(32.5km)와 비교하면 그 길이는 약 1.4km 더 길게 지어졌다고 한다. 새만금 방조제는 바다의 만리장성이라는 별명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새만금 방조제
끝이 보이지 않는 방조제를 건너며 새삼 우리나라 건설 기술에 감탄했다. 인간의 도전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앞으로 나의 푸드트럭도 새만금 방조제처럼 쭉쭉 뻗어나가길 바랐다.
새만금 방조제
끝이 보이지 않는 방조제를 건너며 새삼 우리나라 건설 기술에 감탄했다. 인간의 도전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앞으로 나의 푸드트럭도 새만금 방조제처럼 쭉쭉 뻗어나가길 바랐다.
신시도, 무녀도와 선유도를 지나 마지막 섬인 장자도에 도착했다. 섬에서 섬으로 찾아온 격이 되었다. 하지만 세 개의 섬을 거치면서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풍경은 신안의 바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섬 곳곳에 드러난 바위의 풍경에 감탄이 나왔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 조금 지나 오른쪽으로 빠져나갔다. 바로 주차장과 연결이 되었다. 우리 둘은 차를 세우고 섬을 돌아보았다. 바다가 쪽으로 몇 개의 카페와 식당들과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주차장과 가게들 사이엔 차가 한 대 정도 지나갈 만큼의 길이 있다, 주차장 쪽 여유 공간에 철 지난 부속물들이 어지러이 놓여있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인데 쓰레기 더미처럼 쌓여있는 모습에 보기 좋지 않았다.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 몰려있는 곳을 처음부터 끝 쪽까지 둘러보았다. 길쭉한 호떡집부터 오븐에 구워주는 호떡 카페를 들러 호떡 맛을 보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꿀 호떡(설탕 호떡)뿐 아니라 다양한 속을 넣은 호떡이 있다. 잡채를 넣은 야채 호떡, 치즈 호떡, 피자 호떡이 있다. 또 호떡 겉에 콩가루를 묻힌 인절미 호떡도 처음 보았다. 길쭉한 호떡은 밀가루 반죽이 아닌 쌀가루로 만든 진짜 떡이었다. 가게에서 만들지 않고 냉동 상태로 사서 구워주기만 하였다.
호떡 카페의 호떡은 오븐 위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며 호떡을 구워냈다. 기름기 없이 열로 구워내는 방식이다. 크기는 작았고 값은 비쌌다. 커피와 음료를 같이 사서 먹을 수 있었는데 호떡값의 절반은 카페뷰 값인 듯했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서 호떡을 먹을 수 있었다. 두 가게는 호떡을 구워내는 시간이 좀 오래 결렸다. 그리고 직접 만드는 호떡이 아니고 주문형 호떡이다. 바다를 보며 우아하게 접시에 담긴 호떡을 칼로 잘라 먹고 카페를 나섰다.
좀 더 아래쪽으로 걸었다. 몇 개의 호떡집이 더 보였다. 장자도에 호떡집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장자도에 다리가 연결되었을 때 처음 생긴 군것질 가게가 호떡 포장마차였다고 한다. 새만금이 방조제가 연결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땅히 먹을 곳이 없었다, 호떡 포장마차는 말 그대로 호떡집에 불이 날 정도로 장사가 잘되었다. 이후로 여러 개의 호떡집이 우후죽순을 생겨났다고 한다. 호떡집은 서로 자기 가게가 원조집이라고 간판을 내걸었다.
이미 여러 개의 호떡 시식을 했지만 우리는 또 호떡 맛을 보았다. 옥수수 호떡, 찹쌀 호떡 등 각기 다른 맛의 호떡을 맛보았다. 중간을 넘어가니 황금돼지 빵이란 것이 보였다. 붕어빵처럼 틀에 반죽을 붓고 앙금을 넣어 만들어내는 작은 빵이었다. 황금돼지 빵은 처음 보았다. 우리는 그것도 몇 개 사서 맛을 보았다. 몇 군데 돌아보며 시식하다 보니 우리 둘의 배가 황금돼지 배가 되었다.
걸으며 소화도 시킬 겸 장자도를 걸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장자도엔 등산객과 관광객이 제법 많았다. 서해지만 바다의 색은 황토색이 아니었다. 푸른 물빛이 아름다웠다. 그렇게 장자도에서 먹은 호떡의 맛을 간직하며 바다의 만리장성을 건넜다.
보라호떡에서 인생을 굽다. (메뉴설정을 위한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