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설치며 반죽을 하다밤새 잠을 설치며 반죽을 하다
보라 호떡 샘플을 만들 때 반죽의 색을 자색 고구마로 했는데 장사하기 전에 바꿨다. 자색 고구마는 저장성이 떨이지고 한시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 년 내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물론 자색 고구마 가루를 쓰면 편하고 색도 잘 나오겠지만 이왕이면 섬에서 나오는 재료를 활용하고 싶었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비트다. 비트는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는 식물이다. 비트 즙을 이용해 반죽을 했다. 색이 자색 고구마보다는 훨씬 옅다. 그리고 즙은 문제가 있었다. 짜낸 즙은 얼마가 짙은 와인색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짙을 갈색으로 색이 변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생 비트를 갈아 넣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반죽의 색을 내줄 비트를 선택하고 곱게 갈아서 반죽을 했다. 호떡은 붕어빵 반죽과 달리 바로 반죽을 해서 사용할 수 없다. 전 날 미리 반죽을 해서 숙성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이 아직은 손이 익지 않고 낯설다. 집에서 호떡을 구워 먹을 땐 많아야 호떡 열개 미만으로 해먹었다. 대량으로 호떡 반죽을 하려니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영상을 여러 차례 보았지만 그냥 보는 것과 해보는 것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반죽을 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다.
비트를 씻어 믹서기에 갈아 채에 걸러 비트물을 만들어 놓았다. 영상마다 반죽에 넣는 물의 양이 달랐지만 평균치로 물의 양을 정했다. 저울을 놓고 밀가루의 양과 물을 양을 일일이 계량하며 반죽을 했다. 좀더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반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유도 넣었다. 생각보다 반죽이 되 직 했다. 처음엔 기계 없이 손으로 반죽을 했다. 차지게 하려면 오래 반죽을 해야 한다. 고추장 할 때 쓰는 주걱을 가지고 한 시간 가까이 반죽을 휘휘 저었다. 반죽이 잘 부풀 수 있도록 전기장판 위에 올려 놓고 이불을 덮었다. 숙성시키는 온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모든 것이 다 서투니 실전은 연습처럼 연습은 실전처럼 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시간은 벌써 열 두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잠에서 깨어 뚜껑을 열고 반죽의 상태를 살폈다. 제법 부풀었다. 반죽을 다시 휘휘 저어 가스를 뺐다. 반죽을 넘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밤새 잠을 설쳐가며 반죽을 살폈다. 시간은 새벽으로 향하고 보랏빛 반죽은 점점 부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