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이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색일 것 같은데 여기에 오시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보라색을 좋아하는 중년이 참 많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중년이 많은 이유 중에는 가수 김호중의 영향이 크다. 최근 트롯이 인기를 끌면서 중년의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색을 함께 좋아한다. 김호중 팬들의 색이 보라색이다. 김호중 팬이라서 보라섬에 오시는 분들도 있다. 김호중 팬클럽 회원들을 가득 실은 관광버스가 온 적도 있다.
반면 젏은 손님들의 방문은 그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이유 중 우선 수도권에서 너무 멀어서 젊은 커플들이 당일로 다녀가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즐겨할 만한 액티브한 것이 없는 것도 그 이유인 것 같다. 이렇듯 귀한 손님이 젊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진짜 신기한 것이 있다. 오죽하면 내가
"아니 퍼플섬에 오기 전에 어디서 다 교육을 받고 오는지 주문하는 게 다 똑같아요. 다들 둘이 와서 하나만 시키네"
라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신기하게도 열에 아홉 커플은 둘이 와서 호떡을 딱 하나만 시킨다. 호떡을 먹고 싶기보다는 보라섬에 왔으니까 보라 호떡 하나는 먹어보자는 마음인 걸까?
어떤 커플은 하나를 그냥 가져가기도 하고 혹은 두 쪽으로 잘라달라고 한다. 좀 얄미운 생각이 들어
"아이고, 종이값도 안 나와요."
하고 볼멘소리를 해본다. 진짜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라섬에 왔으니 하나만 먹어 보자는 이유 때문에 하나만 시키는 걸까?
호떡을 계속 만들 땐 그래도 괜찮은데 주문이 없어 가스불을 껐다가 다시 켜고 철판을 달궈 호떡 하나를 구우려면 좀 속상할 때도 있다. 하나를 굽든 열 개를 굽든 가스사용량은 똑같으니까. 물론 손님 한분 한분 다 소중하고 감사하지만 때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엔 식당엘 가도 1인 1 주문이라는 문구를 벽에 붙여 놓은 곳도 많다. 요즘은 백반도 만 원하는 식당이 많은데 천오백 원짜리 호떡을 사서 둘로 나눠주라는 젊은 손님들이 때론 얄밉다. 축제장에 가서 보면 몇 오천 원 이상 하는 닭꼬치는 각각 하나씩 잘 사 먹던데......
고객 만족을 는넘어 고객이 졸도할 정도로 손님한테 잘해야 한다는 걸 알기에 속마음은 그렇더라도 둘이와 서 하나만 시키면 일부러 좀 더 크게 구워준다. 그리고는 조금 생생을 내본다.
"둘이 나눠 먹는다고 해서 좀 크게 구웠어요."
"감사합니다."
애교 섞인 말투로 받침에 'ㅇ'을 붙여 대답하고는 보라 트럭 앞에서 인증숏을 찍고는 총총히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