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을 잘 확인하지 않는데 쌓인 메일을 정리 좀 하려고 메일을 살펴보던 중 백일 백장 신청서 메일이 눈에 들어왔다. 메일을 확인한 날까지 신청받는 메일이었고 100일 동안 글을 쓴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나에게 딱 필요한 글감옥이네. 나에겐 이런 챌린지가 필요해.’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기는커녕 배가 고픈 마음만 열심히 먹었다. 아무리 산해진미라도 젓가락이든 수저든 들고 먹어야 하는데 눈으로만 보았다.
이번 백일 백장을 통해서 흩어진 마음을 잘 모으고 집중해서 글을 차곡차곡 모아야겠다. 이론상으론 하루 한 꼭지면 두 달이면 책 한 권 분량이 나온다. 아직 구체적으로 목차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오래전에 쓰기 위해 잡아 놓은 목차를 조금 수정하든지 아니면 새로 목차를 잡고 글을 써야겠다. 돌아보면 고통이라고 여겼던 시간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들을 적어서 지금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다올이라는 이름처럼 다 모두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
2024년에 시작해서 2025년까지 이어지는 작업이라니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르겠다. 연말이면 새해 계획을 세웠는데 이미 새해 계획을 전년도에 이어서 할 수 있다니 참 좋다. MBTI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ENFP라고 나왔다. ‘호기심 천국’, ‘용두사미’ 그래 딱 나의 모습이다.
사실 심리검사나 적성검사라는 것이 결국엔 자기가 알고 있는 자기 모습을 재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이 아닌 익히 익숙한 내 모습의 재확인. 그런데 많은 사람이 결과에 신기해한다.
“어쩜 이렇게 딱 맞지?”
하고 말이다. 왜 맞겠는가.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을 검사한 것이니 맞을 수밖에. 검사 결과를 받고선 결심했었다.
‘그래 이젠 호기심을 버리고 집중하자.’
라고 말이다. 매번 무너졌다. 아니 글에 집중하지 못했다. 선물같이 배달된 메일 한 통이 나를 평생 가져갈 직업이자 취미로 선택한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꿈을 이루게 도와주었다.
20기 동기 작가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너무 놀랐고 존경심이 생겼다. 어느 작가분은 천칠백일 도전하고 계셨다. 이백일 도전 천육백일 도전 등 많은 분이 오랫동안 백일 백장 작업을 하고 계셨다. 나는 왜 몰랐지?
괜찮다. 이제 알았으니, 지금부터 백일 이백일…. 천일 도전하면 되지 않는가.
‘길을 갈 때 중요한 것은 어디로 가는가 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
라고 한다. 든든한 여행 동반자인 33명의 A반 작가님들의 에너지를 받고 한 걸음 한 걸음 즐겁게 가보려 한다. 그래서 백일 백독 다짐을 꼭 이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