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장애 아이가 태어나면 병원에서 부터 지원을 해준다. 태어난 병원에서 프루흐페더룽(frühförderung) 초기 도움을 주는 시스템 안에서 플레거린 (Pflegerin )도우미를 소개해 준다. 태어나면서부터 6개월까지 다름의 아이를 키워야 하는 부모를 위해 조기개입으로 관리를 해주며 도와준다. 앞으로 딸이 받아야 할 검사, 받게 될 지원들에 대한 서류 작성이 많았다. 두 아들을 키우며 경험 하지 못 했던 부분이라 하나하나 짚어 나갔다. 플레거린 (Pflegerin)이 일주일에 한 번 집으로 방문해 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부부에게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찬찬히 알려 주었다.
그녀는 딸뿐 아니라 많은 아이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전문가였다. 딸이 받아야 할 검사들을 정리해 주었다. 또한 검사를 받기 위해 가야 하는 병원 스케줄 또한 동행했다. 심장전문 병원에 갈 때에도 의사와 이야기를 하며 소견서도 받아 주었다. 어려운 독일어 의학용어를 그녀 덕분에 주치의와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 심장병원 의사 선생님은 딸의 심장에 구멍이 막히지 않는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했다. 만일을 대비해 다희 몸무게를 늘려 나갔다. 적어도 5개월에 5킬로그램 정도는 되어야 수술을 견딜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집으로 방문할 때면 체중계도 가져와 딸의 몸무게를 재 주었다. 몇 그램이 늘었는지 아니면 몸무게가 그대로 인지 세세하게 기록했다. 이다음 병원 갈 때 도움을 주기 위한 자료였다.
다운증후군 아이는 근육에 힘이 없다. 성장하면서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녀는 우리에게 경험이 많은 물리치료사를 소개해 주었다. 물리치료실 벽에는 다운 천사 아이, 몸이 불편한 아이들 흑백 사진이 가득했다. 그 사진을 보며 물리치료사의 지나온 세월이 느껴졌다. '아직 3개월인 작은 아기가 무슨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일대일로 도와줄 물리치료사는 딸과 눈을 마주치며 쓰다듬었다. 처음 하는 운동이 힘들지 않게 살살 달래 가며 근육에 자극을 주었다. 딸의 얼굴이 벌게 졌다. 힘든지 끙끙거렸다. 작은 아가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짠한 생각이 들었다. “한 번에 30분씩 두 번 해주면 좋으니 일주일에 두 번 오세요” 그 말이 버겁게 들렸다.
어린 둘째는 유치원 자리를 기다리는 중이었기 때문에 딸의 스케줄에 항상 동행했다. 낮잠 자는 시간에 나가야 할 때면 잠깐 이동하는 차에서 잠들기 일쑤였다. 곤히 잠든 아이를 깨워 차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 짠했다. 어느 날에는 딸의 병원 진료시간을 기다리다 의사 선생님 책상 밑에 누워 잠든 적도 있다. 아직 어린 녀석이 오빠라고 이 모든 상황을 감내하는 게 고맙고 미안했다.
플레거린 (Pflegerin)초기도우미는 정부 보조금 지원 서류에 대한 설명, 방법 등을 알려 주었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보조금에는 장애등급에 따라 나뉜다. 숫자가 높을수록 지원금도 높아진다. 그 숫자에 맞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성장발달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를 위해 의사가 집으로 방문한다. 그녀는 검사하는 의사와의 날짜도 잡아주고 검사 당일 우리와 함께 있었다.
그녀는 우리를 적십자에서 주최하는 다운 천사 모임에도 초대해 주었다. 다운 천사 아기들을 위한 세미나도 있었다. 단순한 모임이 아닌 엄마들끼리 소통이 기대됐다. 독일인뿐 아니라 다른 나라 외국인 엄마도 있었다. 언어와 문화는 달랐지만 서로 한 마음이었다.
갑작스러운 일상의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했던 우리에게 풀레거린 (Pflegerin)초기도우미는 길 잡이가 되어 주었다. 막막했기에 눈물 적시며 기도했던 순간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때마다 우리에겐 도움의 손길이 감사하고, 축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