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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존더스 Jan 21. 2022

인종 차별은 개나 줘

독일은 투박한 언어만큼이나 사람들도 무뚝뚝하다.  웃는 얼굴은 보기 드물다. 관공서나, 우체국,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 친절하지 않다. 두 달 전 개인 은행 계좌가 필요해서 은행에 갔다. 은행 직원은 딱딱한 어조로 "비자는요?"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관공서에서 일이 늦어져서 임시 비자예요." "안돼요" "무턱대고 안된다 하지 말고 확인해 보세요" 나는 임시비자를 내밀었다. "무조건 당신은 안돼요. 할 말 없으면 나가세요." “뭐? 웃기네. 이 은행에 나와 남편은 20년째 고객이야!!” 라며 소리 질렀지만 화나는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임시비자여도 정식으로 은행계정을 열 수 있다고 명시되어있었다. 분명 인종차별적 대우였다.


그 일 후에 내 신용카드에 문제가 생겼다. 현금 인출기에서 돈이 빠져나오지 않았다.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가족 은행 계좌라 남편의 신용카드에도 문제가 있나 물어봤다. 남편은 얼마 전 슈퍼에서도 결제가 잘 되었다고 했다. 혹시 몰라 인터넷뱅킹으로 확인했다. 전기세, 핸드폰비, 물세, 난방비 등등 자동이체로 매달 빠져나가게 되어있다. 분명 나갔다는 내역은 있었다. 그런데, 바로 밑에 다시 계좌로 돌아 들어오며 부가세가 붙었다는 걸 알게 됐다. 황당했다. 당장 남편과 함께 은행으로 갔다. 전에 만난 은행 직원이었다. '확, 그냥 은행에 돈 다 빼버릴까?'


굳은 표정의 은행 직원은 나에게 서류 두 장을 보냈다고 했다. 서류를 확인하고 사인해서 다시 은행으로 보냈어야 했다며 되래 내 잘 못이란다. 두 번이나 서류를 보냈지만 답변을 얻지 못해 일방적으로 카드를 막았단다. 어떠한 언지도 없이 카드를 막은 직원에게 화가 났다. “난 서류를 받지 못했고 모르는 일이에요" "그건 당신 잘 못이에요 " "서류를 다시 제 발급해줄 수 있어요?" "아니, 더 이상 해줄 게 없어요, 집에 가서 서류를 찾아봐요." 부글부글 끌어 오르는 감정을 참아내느라 입술을 꽉 물었다. 피 맛이 썼다. 다시 차분히 말해봤지만, 은행 직원은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 올렸다 내릴 뿐이었다.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했다. 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왔던 우편물을 뒤졌다. 광고인 줄 알고 뜯어보지 않았던 우편물 속에  서류가 있었다. 내 잘못이었다. 은행 직원은 현지인에게도 그랬을까?

인종차별적 상황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셋째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차만 지나갈  있는 골목길에  차는 이미 끝에 다다랐다. 그걸 보고도 맞은편 차는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내가 우선이었는데, 마주 오던 차가 기다려야 하는  맞았다.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창문을 내리고 나는 "당신이 후진하세요. 내가 먼저였잖아요"라며 큰소리쳤지만  운전자는 안하무인이었다. 대치 상태에 시간만 속절없이 흘렀다. 맞은편에서는 차가 뒤따라 들어오고,  뒤로도 차가 들어왔다. 외국인으로 피해 의식 속에 살아가서 남에게 피해 주는  싫었다. 기다리는 차를 위해 후진했다.  바로  차도 상황을 알고 천천히 자리를 내주었다. 무개념 운전자는 나에게 썩소를 날렸다.  사악한 미소에 독일어로 욕을 해주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이럴 때는 한국 욕이 제일이다. "미친 삐리리, 돼지 삐리리 ,  삐리리. 한국말은 역시 차지다.


독일인들은 코로나를 겪으며 동양인을 터부시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전부터였다. 난민들이 유입해 들어왔고, 무질서한 그 들의 삶 때문에 독일 사람들은 고충을 겪었다. 20년 전 내가 독일에 왔을 때만 해도 길을 물어보면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심지어는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함께 가주었다. 은행 직원도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그 당시는 서툰 독일어로 말해도 잘 들어주었다. 요즘은 화통을 삶아 먹은 것처럼 크게 이야기해야 들어준다. 그들은 외국인이라면 싸잡아 차별하기 시작했다. 시작된 인종차별은 코로나로 더 악화됐다. 나 이대로 독일에 살아도 될까? 독일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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