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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존더스 May 27. 2022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에 수학여행을 간다.

독일은 초등학교가 4학년 까지다. 5학년부터는  중, 고등학교로 간다. 4학년에 ‘클라센파알트’ (klassenfahrt) 수학여행을 2박 3일로 간다. 초등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추억이다. 하필 수학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에 첫째가 아팠다. 미열이 있고 몸살기가 있었다. 학교에 병결을 내고 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아픈 거라 했다. 첫째는 집으로 돌아와 내내 누워있었다. 첫째의 단짝 친구는 하굣길에 첫째를 보러 왔다. “내일, 수학여행에 꼭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간절함을 전했다. 첫째도 가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식음을 전폐하고 잠만 자던 첫째는 저녁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엄마, 배고파.”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난 부엌으로 갔다. 맛나게 밥을 먹고 첫째는 다시 잠들었다. 수학여행 당일 아침 약간의 몸살 기운은 여전했지만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친구는 첫째를 격하게 끌어안으며 반가워했다. 친구와 학교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 타면 옆에 같이 앉자. 도착하면 뭐가 있을까?”라며 설레는 마음을 보였다.


수학여행은 학교버스로 40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그곳에는 유스 호스텔이 있다. 한방에 두 개의 이 층 침대가 있어 4명이 함께 썼다. 담임선생님은 실시간으로 아이들 사진을 찍었다. 저녁은 아이들이 팀을 이루어 준비된 재료로 만들어 먹었다는 사진, 아이들이 잠들기 전 씻은 후 노는 사진이 단체 채팅 방에 올라왔다.


숲속

다음  아침을 먹고,  속으로 갔다.  속에는 이미 전문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무의 아름 드림이  11 아이의 팔로 안을  있으면 50  나무고, 어른 2명이 나무의 아름 드림을 안을 정도면 120  거라고 한다. 24명이 되는 아이들이 둘씩 짝을 이루었다.  명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안대를 끼지 않은 친구는 안대를  친구의 손을 이끌었다.


드넓은  속에서 한그루의 나무를 정해    앞에 새웠다. 안대를  아이는 오로지 손으로만 나무의 촉감을 느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는 안대를 벗고 자신이 느꼈던 촉감의 나무를 찾아 돌아다녔다.  나무가  나무 같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안대를 꼈었던 아이   명은 찾는   지쳤는지 아무 나무나 붙들고 “찾았다 외쳤다. 찾았다고 말하는 아이와 짝이었던 친구는 틀렸다며 까르륵 웃었다. 나무 찾기는 술래잡기였다.


그다음으로는 울퉁불퉁한 나무 겉 면에 A4 용지를 대고 색연필로 칠했다. 저마다 원하는 색을 골라 정성 들여 칠하는 아이들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6명씩 팀을 이루어 살림에 대해 작성된 종이를 하나씩 받았다. 종이에 적혀있는 식물, 꽃을 찾아다니며 관찰하는 시간 있었다. 먼저 찾겠다며 뛰어가는 아이, 천천히 걸으며 하나하나 짚어가는 아이, 찾은 아이 뒤만 편하게 따르는 아이 모습은 자유로웠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긴 줄을 붙잡고 다른 한 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산책길에 나섰다.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여도 보고, 어둠 속에서 나무도 만져봤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씻고 잠자리에 쉽게 들지 못했다. 마지막 수학여행의 밤을  베개싸움으로  보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 선생님은 방마다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깨웠다. 힘겹게 눈을 비비며 일어난 아이들은 집에 가기 위한 짐을 쌌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의 무거운 짐 가방만큼이나 마음에도 추억이 한가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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