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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RPG] 겜돌이 교사의 ‘교실을 게임처럼!

DBWORLD –05- 2025 중간 점검! 1학기 마무리

by 무티

DBWORLD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보상에 대한 고민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5월 어린이날, 학급 100일 등등... 특별한 이벤트에 뭘 해줘야 하나 고민하는 글들을 종종 인디에서 보게 되는데 나는 그냥 ‘딸깍’으로 경험치나 DP를 지급하거나 아바타 한 부위만 살짝 바꿔주는 편이다. 그리고 이런 작은 보상이지만 아이들은 열광한다.

학생들이 보상으로 얻은 아이템이나 모은 DP를 소비하여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아이템샵에 존재한다. 즉 DP의 소비처라고 볼 수 있는데 말하자면 기존의 포인트 제도를 ‘아이템샵’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제시하는 것에 가깝다. 방식은 그대로지만 이름과 형태를 게임스럽게 바꾸어 학생들에게 제시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템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단연 ‘뽑기’다. 그 이유는 우리 반에서 아바타를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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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에 결과에 따라 아바타의 등급이 달라지고 등급이 높을수록 매력도가 높아지는 메커니즘인데 매력도가 높으면 상태창 메인화면에서 ‘최고매력도’에 등극할 수 있다. 최고매력도에 해당하는 학생은 금요일 마지막 시간에 추가 DP를 얻게 된다.

이를테면 랭커 시스템처럼 느껴지도록 제시했으나 사실 학생들은 원초적으로 ‘아바타를 꾸미는 재미’에 열광하는 편이고 최고매력도는 부가적인 DP획득의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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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메이플스토리의 아바타를 활용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워낙 유명하고 보편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소스를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바타 변경 방법은 학기 시작할 때 한 번만 보여주고 그 이후로는 랜덤으로 배정된다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건 운영자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아이템샵은 원하는 만큼 품목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어

칭호’ 다음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우리 반에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2학기에는 작년에 했던 것처럼 ‘포켓몬 시스템’을 다시 도입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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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토벌

내가 생각할 때 DBWORLD의 가장 특색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문제토벌이다. 특색 있다는 말은 뒤집어 이야기하면 보편적이지 않다는 말이고 그만큼 쉽게 적용하거나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연수 때도 설명이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파트가 바로 이 문제토벌이다.

문제토벌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상태창에서 스테이터스로 올린 내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지고 문제와 대결을 하는 턴제 격투형식의 문제풀이 방식인데 자세한 방법은 1부 글을 확인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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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토벌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수식이 훨씬 간단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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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문제토벌의 승패를 계산하기 위해 수식을 일일이 비교하며 만들었었고 그로 인해 스프레드시트 셀 하나가 장문 에세이 수준이 되기도 했다.

코딩을 할 의지는 없고 컨텐츠는 만들고 싶다 보니 직접 하나하나 때려 넣으며 구현했는데...이런 답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연수 때마다

혹시 능력자 선생님 계시면 이 수식 좀 간단하게 만들어주세요

라고 하소연하곤 했었고 결국에는 이걸 AI가 깔끔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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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수식이 틀렸다면서 AI에게 혼나기도(?) 했지만, 덕분에 훨씬 간결한 수식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기존 방식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과거에는 17문제를 출제하든 20문제를 출제하든 항상 25번까지 정답 여부를 체크하는 방식이라 승패 계산이 애매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이 부분도 AI의 도움을 받아 실제 출제 문제 수만큼만 정답 여부가 반영되도록 개선했다.

AI가 생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주는 도구라는 걸 뼈저리게 실감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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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활용하기도 하고 AI의 힘을 빌려 스크립트를 짜서 모두에게 DP나 경험치를 올리는 탭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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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반에서 운영하고 있는 DBWOLRD에 대한 중간 점검을 끝으로 2025학년도 1학기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이처럼 DBWORLD는 완성된 자료라기보다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자료이다. 새로운 무언가를 거창하게 만들어내기보다는

교사 입장에서 운영의 피로를 줄이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재미와 동기를 지속시켜주는 교실 속 게임

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여전히 개선할 것도 많고 펫이나 직업처럼 업데이트하고 싶은 것도 끝도 없지만 그럼에도 매일같이 상태창을 들여다보며 오늘은 또 어떤 이벤트가 일어날지 상상하게 되는 이 시스템이 아이들에게나 또 나에게나 꽤 괜찮은 ‘게임 한 판’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학기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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