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닿는 시 15 < 라디오로부터 >
어느 채널에도 맞춰지지 않고 주파수 사이에서 떠다니다가 멀어져서 잡히지도 않는 눈물은 오래된 필름 속 번지는 얼굴이어서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흐려지는 눈물은 창가에 걸린 얇은 커튼이어서 손끝에 스치기만 해도 스미는 눈물은 도서관에 쌓인 먼지여서 책장 사이에 흩날리다 아무도 펼치지 않는 문장에 서성이는 눈물은 낡은 엽서의 뒷면이어서 발신인도 수신인도 끝내 읽히지 않는 눈물은 강물이어서 하늘의 별을 모두 품고 흐르고 흐르다 바다가 되는 눈물은 바닷속 가라앉는 편지여서 아무도 열어볼 수 없는 언어로 부서지는 눈물은 더 이상 볼 수도 없는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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