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서로 연락도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네
연말이 다가오니까 회사를 퇴사했던 그 해 연말쯤에 했던 그 남자와의 전화 통화가 생각이 난다. 그때 서로 나이를 한 살 또 더 먹는다는 얘기를 하다가 그 남자가 유튜브를 찍으러 다니는데 나에게 시간 나면 찍어주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진짜 찍어줄 생각도 했겠지만, 그때는 ‘내 남자친구도 아니면서 얘가 정말 나를 만만하게 봐서 이러나 ‘싶은 생각에 “그런 건 네 여자 친구랑 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정말 그 남자와 타이밍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던 것은, 회사 다닐 때는 내가 그 남자를 그렇게 많이 좋아했는데도 그 남자는 거의 나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지 않았고, 퇴사 이후로는 그 남자가 오히려 나에게 더 뭔가를 같이 하자는 얘기를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그 남자와의 과거의 일을 생각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실 서로 결혼애 대한 생각에 관해서 얘기를 한 적도 있는데 그때 그 남자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자기는 결혼은 할 거라면서 나와 서로 얘기할 때마다 “올해는 시집가야지”라는 말을 툭 던지곤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남자의 결혼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남자가 내 예상과는 다르게 그렇게 빨리 결혼할 줄 몰랐기 때문에 뭔가 묘한 기분이긴 했지만,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축하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남자와 같이 회사생활을 했던 그 시간들로부터 10년도 더 넘었지만, 아직도 나는 문득 그 남자가 생각이 날 때가 있다. 비록 나의 짝사랑이었지만 준식이라는 그 남자는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던 남자였으니까. 그리고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내 남사친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