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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본강의 불빛

시 쓰는 여행가

by 지유


투본강에선

종이 연꽃에 촛불을 담아

강물에 띄우며 소원을 빈다지


바램은 저 높은 허공의

이상기류도 버티며 날아와

입국 수속도 없이 투본강에 서있네


긴 대나무 끝에 매달린 망 속에

초가 담긴 연꽃을 넣고

가만히 강물에 드리우면

나로부터 멀어지는 소원이 되네


호이안 올드타운의 색등이

강 위로 밀려 나온 밤

물살에 반짝이는

당신의 안부를 보네


흐려지는 마음 하나 붙들고

쓰다듬으며

참으로 오랫동안

나는 홀로 쓸쓸하였네


멀어지는 꽃등을 두고 집으로

가는 길

비로소 덜어낸 마음자리에

새 소망 하나 스며들겠네


가만하게 강물 위로 켜지던

등불 하나

보내고 나서야 빛나는

우리도 사랑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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