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단식, 다이어트는 달라야하는 이유.
아침을 거르는 건 기본이고, 저녁을 안 먹는 날도 많았다.
공복을 즐기고, 배고픔을 이겨내는 게 익숙했다.
그러다 보니 단식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실천했다.
그렇게 18-20시간의 단식을 꽤 오랜 시간 무리없이 잘 해왔다.
44kg을 감량하는 동안 나는 온갖 다이어트를 다 해봤다.
단식, 저탄고지, 원푸드 다이어트, 하루 두 번 운동.
방법만큼이나 몸 상태도 수없이 바뀌었다.
하는만큼 결과는 돌아왔다.
그런데 이것도 마흔 중반이 넘어가면서 달라졌다.
어떤 때는 단식이 기가 막히게 잘 맞아서 체중이 쭉쭉 빠졌고,
어떤 때는 똑같이 했는데도 몸이 둔하고 살이 오히려 찌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의심했다.
"단식을 잘못한 걸까?"
"내가 뭘 더 많이 먹었나? 먹는 걸 줄여야 하나?"
그런데 이제 와 돌아보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나는 단식을 ‘꾸준하게’ 했지만, 내 몸은 꾸준하지 않았다.
어느 날은 배고픔을 느끼지도 않고, 컨디션이 최상이었는데
며칠 지나면 갑자기 공복이 너무 힘들고, 머리가 멍해지고, 참을 수 없이 배고파졌다.
이유 없이 붓고, 같은 식단을 먹어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몰랐다. 여자의 몸은 하루도 같지 않다는 걸.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이유 없이’ 살이 찌거나,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였다.
나는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잘될 때까지 단식을 밀어붙이고, 살이 빠지지 않으면 더 강하게 조였다.
그러다 생리 전이 되면 갑자기 폭식.
기어이 망쳤다는 좌절감에 몸을 방치하다가 다시 단식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반복 속에서 몸은 점점 더 지쳐갔다.
"어제까지는 잘 참았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배고프지?"
"단식이 잘되던 날도 있었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 힘들까?"
그때까지 나는 이게 내 의지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내가 실패한 게 아니라 내 몸이 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여성의 몸은 보통 28일(±7일) 주기로 변화한다.
이 주기의 핵심 플레이어는 두 가지 호르몬이다.
1️⃣ 에스트로겐: ‘활력 호르몬’. 기초대사량을 올리고, 식욕을 줄이고, 운동 효과를 높인다.
2️⃣ 프로게스테론: ‘안정 호르몬’. 몸에 수분을 저장하고, 식욕을 증가시키고, 에너지를 보존하려 한다.
이 두 호르몬의 리듬에 따라 우리 몸은 매일 다르게 반응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같은 운동을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생리 직후(1~10일차): 에스트로겐 상승 → 지방 연소 & 단식 최적기
➡ 배란기(11~15일차): 테스토스테론 & 에스트로겐 최고조 → 운동 강도 높이기 좋음
➡ 배란 후(16~19일차): 프로게스테론 증가 → 긴 단식 적합 시기
➡ 생리 직전(20일~월경일): 프로게스테론 최고 → 부기 & 식욕 증가,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
이걸 모르면?
"나 왜 갑자기 살쪘어?" 하고 멘탈이 무너진다.
"왜 오늘은 운동이 이렇게 힘들지?" 하고 자책하게 된다.
그런데, 이 흐름을 알면 다이어트가 조금 덜 억울해진다.
나만 이상한 게 아니고, 실패한 것도 아니고, 내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있는 것뿐이니까.
과거의 나는 이걸 몰랐다. 그래서 무조건 같은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했다.
단식을 하면 계속 단식을 하고, 저탄고지를 하면 계속 탄수화물을 참았다.
그러다 생리 전에 참지 못하고 폭식하면 "내가 또 실패했구나" 하고 좌절했다.
그런데 이젠 다르게 접근한다.
‘월경 주기별 다이어트 전략’을 알고 나니, 예전처럼 내 몸을 억지로 조이지 않아도 된다.
✅ 1~10일차 (생리 끝난 후 ~ 배란 전) → 강하게 밀어붙이기
✔ 단식 or 간헐적 단식 활용 (이 시기엔 배고픔이 적다)
✔ 저탄고지 위주
✅ 11~15일차 (배란기) → 운동 효과 최적기
✔ 단백질 충분히 섭취 → 근육 증가
✔ 단식보다는 ‘운동 강도’ 높이기
✅ 16~19일차 (배란 후) → 몸 컨디션 조절하기
✔ 긴 단식 즐기는 시기
✔ 중강도 운동, 공복 유산소 추천
✅ 20일~월경 시작일 (생리 직전) → 폭식 방지 모드
✔ 이때 단식은 독! 오히려 스트레스↑
✔ 식단을 미리 계획해서 ‘내 몸이 원하는 걸’ 줄 것
이렇게 몸의 흐름을 알고 나니,
"오늘은 왜 이럴까?" 고민하는 날이 확 줄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자책하는 날도 사라졌다.
나는 이제 내 몸을 믿는다.
내가 실패한 게 아니라, 그냥 내 몸이 원래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과거의 나는 다이어트를 같은 방법을 고집했다.
하지만 내 몸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여자의 몸은 하루도 같지 않다."
그러니까, "다이어트도 하루도 같을 수 없다."
내 몸을 미워하지 않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그 흐름에 맞춰 다이어트를 해보기로 했다.
다음 글에서는, 월경 주기 중
"다이어트가 제일 잘 되는 황금기"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해볼까 한다.
생리 끝난 직후,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전략. 기대해도 좋다.
* 궁금한게 혹시 있다면 댓글을 남겨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