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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애 Jan 06. 2025

수면부족, 육아, 무너진 컨디션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

호르몬의 노예? 나를 지배할 것인가.


수면 부족, 육아, 무너진 컨디션 속에서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의지력은 호르몬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도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그 말을 부정할 수 없다.


내 몸은 작년에 완전히 엉망이었다.

마흔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 늦은 출산, 끝없는 육아,

그리고 그에 따라 무너진 수면 패턴까지.

내 몸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피곤하다”, “먹고 싶다”, “쉬고 싶다.”



호르몬은 이 모든 상황에서 나를 지배하려 들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밤낮없이 내 몸을 뒤흔들고,

인슐린 저항성은 내가 먹는 음식마다 지방으로 쌓이게 만든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도 그저 “뭔가”를 먹고 싶어지고,

피곤한 몸을 달래기 위해 자꾸 당분을 찾게 된다.



육아는 체력뿐 아니라 정신력까지 소진시키는 일이다.

나는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하루를 버티기 위해 커피와 간식을 찾고,

아이의 등하원을 챙기느라 내 몸을 돌볼 시간조차 부족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지력만으로 버텨라”는 말은 너무도 가혹했다.



그렇다고 호르몬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는 뜻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었다.




호르몬에 휘둘리던 나를 다스리다


2024년,

나는 나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규칙적인 단식과 매일 첫 음식은 야채 스무디라는 단순한 습관이었다.



처음엔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내 몸에 다정함을 보내며 조금씩 실천했다.



'그래, 일단은 3개월만 해보자.

이게 나한테 손해될리는 없으니까'



규칙적인 시간의 단식은 나의 흐트러진 식습관을 정리해줬다.

그리고 단식을 깨는 음식도 신중하게 선택하는 연습을 했다.



단식을 하며 배고픔의 신호를 자세히 관찰했다.

배가 고픈 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허기를 느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달이 지나면서 24시간, 48시간의 단식도

별로 어렵지 않아지기 시작했다.



야채 스무디는 내 몸과 마음을 위한 일종의 신호였다.


 “너는 지금 좋은 것을 선택하고 있어.

너는 네 몸을 아끼고 있어.”

이런 다정한 마음이 스무디 한 잔에 담겼다.



무너진 몸과 마음, 변화는 다정함에서 시작된다.



육아로 지친 나에게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론 맥주와 치킨의 유혹에 넘어가기도 했고,

“오늘 하루쯤이야”라며 술잔을 들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그토록 강조하던 그 말을 결단코 지켰던거다.


이또한 다정함으로 나를 대하다보니 수월했다.




단식과 스무디를 6개월 동안 꾸준히 이어가면서

내 몸과 마음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체중이 줄고,

엉덩이, 허벅지 등의 군살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내 몸의 컨디션이 점차 안정되어 갔다는 것이다.

염증이 줄고, 장내 환경이 개선되면서 피곤함이 덜해졌다.



가장 놀라웠던 건, 내가 먹는 것을 멈추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던 나의 태도였다.



허기짐이나 배고픔이 조금 느껴져도

야채스틱 하나 집어먹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침에 해가 뜨면 내 몸에는 내가 원하는 음식을 넣어줄 수 있었으니까.




이제는 더 이상 합리화하지 않는다


나는 더 이상 “호르몬 때문이야”,

“수면 부족이니 어쩔 수 없어”라는 말로

나를 합리화하지 않는다.



육아와 스트레스, 나이로 인해 무너진 몸은 분명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핑계 삼아 내 삶을 호르몬에게 맡길 순 없다.



호르몬은 우리 몸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과 의지는 그보다 더 강하다.



내가 경험한 작은 실험이 그 증거다.

단식과 스무디라는 작은 행동으로

나는 호르몬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삶을 다시 주도할 수 있었다.



당신도 선택할 수 있다.

오늘 당신에게 묻고 싶다.



호르몬의 노예로 살 것인가,

아니면 당신의 삶을 지배할 것인가?



이 선택은 대단히 거창한게 아니다.

작은 다정함에서 시작된다.



내 몸을 돌보겠다는 약속,

내게 좋은 음식을 선택하겠다는 다짐,

그리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를 지키겠다는 결심.



우리는 호르몬의 노예가 아니다.

더 이상 합리화하지 말자.

우리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시 다스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작은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



호르몬은 강하다. 하지만, 당신은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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