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도 호흡으로 비우다
회사에서 유난히 한 명이 죽도록 밉고
유난히 한 명이 거슬리고
유난히 한 명과는 대화도 섞기 싫은 상대가 있다.
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뇌리에 박혀서
억울하고 화가 나고
그 순간 내가 왜 그렇게 받아치지 못했나
눈물이 날 것 같던 하루였다.
'달달한 케이크이나 먹으면서 풀어버릴까?'
폭식의 유혹이 찾아오기도 했다.
참고 참아 요가원으로 향했다.
매트 위에 앉아 수업이 시작됐고
옴 찬팅을 하며
지금 이곳의 호흡에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집중이 되질 않는다.
그 사람의 목소리, 표정, 나에게 던진 말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 집중하자. 호흡에 집중하자'
호흡에 집중하다 다시 그 사람 생각을 하다가를 반복..
수리야 나마 스카라 5세트를 넘어서면서부터..
몸에 열이 났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런 날은 내 몸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그저 숨이 가빠와 땀이 흐르는 것에만 집중해도
적어도 그 인간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을 테니까.
그날도 그런 날 중 하루였다.
그렇게 온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몸의 동작보다는 그저 몸의 움직임에만 집중했다.
그로 인해 나오는 땀에만 집중했다.
사바사나 시간.
모든 게 평온해졌다.
그 미움 조차도 평온해졌다.
'아, 오늘도 요가원에 오기를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