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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애 Aug 25. 2018

[점심 요가] 누군가 죽도록 미웠던 날

미움도 호흡으로 비우다 

회사에서 유난히 한 명이 죽도록 밉고

유난히 한 명이 거슬리고 

유난히 한 명과는 대화도 섞기 싫은 상대가 있다. 


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뇌리에 박혀서 

억울하고 화가 나고 

그 순간 내가 왜 그렇게 받아치지 못했나

눈물이 날 것 같던 하루였다. 


'달달한 케이크이나 먹으면서 풀어버릴까?' 

폭식의 유혹이 찾아오기도 했다. 


참고 참아 요가원으로 향했다. 


매트 위에 앉아 수업이 시작됐고

옴 찬팅을 하며 

지금 이곳의 호흡에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집중이 되질 않는다.

그 사람의 목소리, 표정, 나에게 던진 말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 집중하자. 호흡에 집중하자'

호흡에 집중하다 다시 그 사람 생각을 하다가를 반복..


수리야 나마 스카라 5세트를 넘어서면서부터..

몸에 열이 났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런 날은 내 몸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그저 숨이 가빠와 땀이 흐르는 것에만 집중해도 

적어도 그 인간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을 테니까. 


그날도 그런 날 중 하루였다. 


그렇게 온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몸의 동작보다는 그저 몸의 움직임에만 집중했다.

그로 인해 나오는 땀에만 집중했다. 


사바사나 시간. 

모든 게 평온해졌다. 

그 미움 조차도 평온해졌다. 


'아, 오늘도 요가원에 오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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