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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tterㅡthanow May 12. 2024

수건 걸이 만들기

오직 수건만을 위한 공간.

내가 처음 디자인 하고 만든 가구는 의자도 테이블도 아니고 수건걸이었다. 당시 수업의 주제가 나의 공간에 놓일 가구 만들기었고, 4평원룸의 나의 집에는 뭔가를 더 놓을 여유는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다 화장실 문에 걸린 내 수건을 봤고 저 친구를 위한 가구를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자신의 일을 다한 수건이 다시 깨끗해지기 위해서 세탁기로 돌아간다. 단. 바로 들어갈 수 없다. 자신의 몸에 묻은 물을 탈탈 털고, 말리고 들어가야한다. 수건이 쉴 수 있는 공간인 수건걸이를 만들었다.

2021, Walnut

 그리고 지금 2024년 그 친구는 아직도 내 공간에 있다. (진짜 놀라운 사실은 아직도 같은 자취방에 있다는 점.... 4년이나 같은 원룸에 살 줄은 그때는 몰랐다.) 실제로도 잘 쓰고 있고, 나름 2개씩 걸기도 한다. 


올해 그래서 다시 하나 더 만들어보고 싶어 같은 호두나무를 사용해서 디자인해보았다. 최근에 카빙에 재미를 갖게 되면서 작은 소품,가구에도 카빙을 적용해보고 싶었다. 의자에서는 등받이나 팔걸이에 카빙을 이용해서 곡선을 넣기도, 좌판을 움푹 파내기도 한다. 

 

곡선이 아름다운 의자들.


컨셉은 같지만 기술적인 부분들을 연습하기 위해 추가를 했다. 각도도 다양하게 넣고 기계를 최소화 하고 카빙으로 형태를 잡아가고자했다. 수건을 위한 흔들의자를 만들어주기로 해서 아래쪽에는 곡선도 넣었다. 

쪼그려앉은듯한 모습과, 이리저리 각을 잡아보는 도면의 모습~

처음 제작했을 때는 너무 기계를 쓰지않고 관통해서 촉을 박으려고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결국 버리게되었다. ㅠㅠ 나무가 이렇게 허무하게 버려질 때 너무 아쉽다. 젓가락이나 숟가락 카빙을 위해서 모아두었다. 두번째 제작 때 잘 계산해서 가조립을 해보았다. 

무거운것이 걸렸을 때 뒤로 쳐지는 움직임! 

직선들을 곡선으로 만들어주었고 카빙으로 마무리를 해주었다. 작업실에서 간단하게 찍어보았다. 의자에 있는 곡선처럼 다리부분과 걸이 부분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삼차원의 곡선으로 이어지도록 조금 더 보강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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