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일 잘하는 건 아니야
항상 인사를 잘하는 직장 후배가 있었다. 인사도 잘하고 예의도 바르니 상사들이 후배를 평가는 항상 좋았다. 거기다 얼굴도 얼마나 핸섬하고 목소리는 좋은지 이미지와 말투 행동 모든 게 흠잡을 게 없는 친구였다. 주변에 소개팅해주겠다는 사람이 넘쳐 날 정도로 인기 있던 후배였다.
문제의 발단은 어느 날 김과장이 후배에게 소리치면서 시작되었다. 작은 소리가 큰소리로 바뀌고 언성이 높아졌다. 후배는 고개를 숙이고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처음이라 그러려니 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중에 김과장이 나를 불렀다.
“윤대리. 아무래도 얘한테 이일을 맡기면 안 되겠다.”
“네?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이제 입사한 지 3년 정도 됐으면 기본적인 건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왜 그러시는데요?”
“신입이면 그렇다 치는데 같은 일을 하는데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계속 가이드 해줘도 내가 손대지 않으면 일을 마무리를 못해”
결국 몇 달 뒤 그 후배는 다른 파트로 직무가 변경되었다. 후배가 하던 일도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치명적이다. 평소에 그 후배와 관계는 매우 좋았다. 화낼 일도 없이 예의도 바르고 착했다. 하지만 결국 회사라는 것은 ‘착한’ 사람이 잘되는 곳은 아니었다. 후배는 착했지만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매일 매시간이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고, 힘들고 어렵게 들어온 회사지만 결국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후배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회사 안에서 착한 사람으로 가면을 쓰고 산다는 것만큼 고통이 있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태도와 성품을 가진 사람은 무엇을 해도 잘할 거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회사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에서 후배가 퇴사한 게 잘됐다며 얘기하는 걸 들으니 마음 한편이 씁쓸했다. 힘들게 입사했지만 쉽게 나가버렸다.
들어가기만 하면 천국일 거라 생각한 일터였지만 후배에겐 지옥 같았을 것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미안하기도 하면서 잘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지금도 궁금하다.
얼마 전에 결혼했다던데……. 역시 내겐 연락이 없다.
그 후배는 잘살고 있을까?
#회사에있을땐동료나가면누구세요
#착한것과능력은별개
#힘들게입사쉽게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