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는 자와 쌓는 자의 차이
ChatGPT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보신분?
이 년 전만 해도 AI강의를 나가보면 사용자가 거의 없었다. ‘아직 쓰기 싫어’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고, ‘뭐 물어봐야 하는데?’ 라며 이야기하셨던 분들도 계셨다. 본인의 주도권을 빼앗기기 싫다며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이 년이 지난 지금은? 안 써본 사람을 찾기 힘들다. 나이 불문, 하는 일 불문, 한 번씩은 AI를 접해봤다. 작년에 지브리스타일로 프로필 만들기가 대유행하던 시절, 기술의 기자도 관심이 없던 내 친구마저 프로필 바꾸기 유행에 동참했으니 말이다. 아마도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에 90% 이상은 이미 사용해 봤을 것이다.
얼마 전 유투브에 올라온 기록학자 김익환 교수와 김미경 님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두 분 다 다른 목적의 영상이었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AI를 도구가 아니라, 삶의 일부분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택이 아닌 필수, 유행이 아니라 반드시 배워야만 하는 도구로의 메시지였다.
심지어 김익환 교수는 직원들에게 AI를 거치지 않은 보고서는 가져오지 말라고 말한다고 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과감하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AI가 대신 써준것 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AI를 거치지 않고는 보고서를 가지고 올 수 없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그 말을 핵심은 'AI가 대신 써준다'가 아니었다. 자료 조사, 구조 정리, 관점 확장까지 사고의 보조장치로 AI를 활용하지 않은 결과물은 이제 충분하지 않다는 뜻에 가까웠다. 이제 AI는 인간의 생각이 더 단단해지기 위해 거쳐야 할 하나의 과정처럼 느껴졌다.
김미경님 역시 같은 맥락에서 '플러스 휴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AI시대에는 인간이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확장된 인간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서 모든 걸 해내려는 인간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고와 범위를 넓혀야 하는 플러스 휴먼으로 말이다.
24년, 25년,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솔직히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전문가들을 제외하고 나서는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검색용이나 업무에서 활용하는 정도로만 사용할 뿐이지, 큰 편차가 일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 = 개발자' 라는 생각이 커서 나와 같은 문과생들은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꽤 작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스레드라는 SNS를 하면서 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일반 직장인 혹은 주부분들 중에서도 하루에 하나씩 AI 툴을 이용해 영상을 만들거나 실험을 기록하는 '나만의 AI 프로젝트'를 꾸준히 업로드 하는 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단발성이 아니라, 매일의 루틴처럼 AI를 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나도 몇 명 구독하고 있는데, 초창기부터 지켜봤던 분들 중에는 이제 꽤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경우도 많았다. 더 놀라운 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수입을 만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 개발자도, AI 연구자도 아닌 사람들이 말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자주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AI를 ‘도구’로 쓰는 사람과, AI를 ‘습관’으로 만드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툴 자체는 이미 모두에게 열려 있다. 접근성도, 진입장벽도 예전과 비교하면 거의 사라졌다. 이제 차이를 만드는 건 얼마나 자주 쓰느냐, 그리고 어떤 태도로 쓰느냐 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질문은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나는 AI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지만,
과연 AI를 통해 나만의 자산을 쌓고 있는 사람인가?
어떻게 해야 AI를 등에 업고, 말 그대로 '플러스 휴먼'이 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뒤처진 느낌은 아니다. AI를 연구하고, 업무에 쓰고,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감정도 든다. ‘알고 있다’는 것과 ‘쌓고 있다’는 건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래서 나는 올해 초 들어오면서 목표를 세우면서 하나를 분명히 적어두었다.
AI 플러스 휴먼 되기 프로젝트
업무를 위한 AI가 아니라, 나를 확장하기 위한 AI를 배워보고 써보자는 다짐이다. 나의 생각과 기록, 실험을 축적하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자는 것.
AI를 사용하는 방식도, 빈도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나 역시 업무가 AI를 기반으로 연구하는 일에 있어서 매일 들여다보는 거지, 만약 업무가 아니라면? 얼마나 사용하게 될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이제 AI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잘 아는 것이 아니다.'
'AI시대의 변화속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 남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이다.
그런 의미로,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다짐으로 제미나이와, 나노바나나의 책을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