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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Feb 17. 2024

꽃보다는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죠

계절의 사이에서 봄날의 꽃 길을 기다리죠

'꽃'보다는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싶네요.


아침저녁으로 기온은 추위지만 낮의 햇빛은 그래도 따스하네요. 

항상 계절이 변하고 바뀌는 이맘 때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감기가 일찍 찾아왔고 

떠나길 꺼리네요.

이해에도 계절의 사이에 감기가 어김없이 찾아와 거의 3주를 유난스럽게 괴롭히네요

감기와 함께 찾아온 이 추위를 온전히 느낄 때야 말로 겨울이 온전히 지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죠.. 

곧 봄은 오고, 겨울은 끝나게 되겠죠.


세상 모든 것에는 ‘사이가 있죠”.

먼저 시간이 그렇습니다. 새벽과 아침과 한낮, 저녁과 깊은 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절과 절기도 그러합니다. 겨울과 봄, 가을과 겨울이 있습니다

절기는 계절 속에 숨어서 옵니다. 

아무리 촘촘하게 눈금을 그어도 이 사이를 메울 수 없죠. 

사이를 넘어 겨울은 그 끝을 행해 가가지만 아직은 반짝 봄날의 추위는 여전하네요. 

누군가 "슬픈 겨울을 지나가며 비로소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된다"라고 들 하죠. 

슬픔의 계절인 줄 알았던 겨울에는 실제 슬픔이 결핍돼 있었죠.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나게 되어있죠

이 계절에는 이만큼의 나이에도 아직도 당신을 그리워하죠!

삶의 겨울을 제대로 느끼고 맞이한 자들에게는 깊은 사색하기에 적절한 계절이죠.

 

그런데 왜 꽃이 좋아졌을까?  

“우리의 뇌는 청년이 지나고 중년부터 가장 뛰어나다”라고 하죠.

나이 들수록 사물을 판단하는 인지능력이 더 좋아진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겨울을 지나 봄이, 그리고 메마른 땅에서 진정한 초록을 발견하죠

나이가 들어 감에 꽃이 좋아지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죠.  


이제 봄날의 초록 사이로 꽃들이 피겠죠.

당신은 유난히 꽃은 좋아했지요?
이제 꽃이 이렇게 예쁘다면, 다른 많은 것들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요. 

나이 들면 꽃이 좋아진다는 말처럼 그래서 때론 나이 든다는 것도 좋아지죠. 


아침마다 꽃이 피는 작은 나무에 물을 주는 건, 꽃보다는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 꽃은 상황이 안온할 적에 피는 게 아니라 

험한 환경에서 시달리게 되는 경우에 스스로 살고자 하는 몸부림 안에서 피게 되는 거라고 하죠. 

창가에 두어 기온과 풍광의 부침을 겪는 난(蘭)이 오히려 자주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죠. 

초록의 강인한 생명력이 빚은 신비롭고 영험한 이야기들은 ‘첫 꽃이 피기 직전의 순간'에 

일어나죠. 


곧 봄은 오고, 겨울은 끝날 수밖에 없죠.

이 나이에도 아직도 봄날의 그 자리의 당신을 그리워하죠!

계절이 변하니 향기, 그리고 기억마저 변하죠.  

바뀐 향기는 잊었던 지난 기억마저도 떠 올리게 하지요.

계절의 사이사이에 겪었던 아름다웠던 기억이 아직도 봄날 같지만 다시는 오지 않겠죠.

 

계절의 사이에서 봄날의 꽃 길을 기다리죠.

이 봄에는 꽃보다는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죠.

기다린 그 자리에서 당신이 있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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