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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Jun 08. 2024

여름 숲에는 각기 다른
녹색의 설렘이 있다

초록으로 하루가 살랑살랑 다가올 설렘을 마중한다

초록으로 내 하루가 살랑살랑 다가올 설렘을 마중하러 마실 나간다


한창이네요.

어느덧 봄날은 멀어져 가고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네요. 

비 갠 이른 이른 여름 날로 치닫는 아침 햇살에 눈부시네요.

어제 내린 비에 물방울 맺힌 풀잎 하나도 풀 위에 얹힌 물방울도 저마다 빛나며 서로를 비추네요. 

머리 위로 나는 이름 모를 새소리도 길고 드높네요. 


여름으로 넘어가는 문턱에 서면 세상은 겹겹이 초록이네요. 

물기 머금어 파릇파릇 돋아난 새 잎사귀도 따사로운 볕을 쬐고 자라나네요. 

초록을 짙게 머금은 신록으로 태어나는 모습에 눈이 부시네요. 

방금 나온 흰빛을 띤 연두부터 줄기에서 떨어지기 직전의 검은 초록까지 각각의 색채를 지닌 채로 

무수한 초록을 선보이고 있죠.
그리곤 초록은 푸른색을 모금은 진 초록으로 넘어가죠.


어느덧 ‘초록의 어두운 부분’에서 세상의 다른 초록들과 마주하고 있네요. 

이제 계절은 풋풋한 봄을 지나 뜨거운 여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네요. 

오늘만큼은 모처럼 따스한 햇살에 비친 초록은 온갖 설움, 걱정을 대신해 새로운 설렘과 열망이 숨겨져 

있는 듯하여 싱싱해 상큼하네요. 

“녹색의 감정에는 왜 늘 서로 다른 감정이 섞여 있는 걸까” 의문을 갖기도 하고, 

‘연둣빛 어둑함과 으스름한 초록 사이’ 그 사이에서 알 수 없는 마음들이 신경질적 설렘을 갖게 되죠.

이를 지극한 눈길로 오래 바라본 뒤 초록의 거대한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듯하죠. 

이전부터 색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무수한 색채 속에서도 유난히 녹색, 그린에 애처로운 감정을 갖죠.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면 숲 속 이파리가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부드럽게 귓가에 다가오네요. 

종종 내리는 비에 초목은 더욱 싱그럽게 자라나 저마다의 깊이로 초록을 발하죠. 

어느 시인이 “여름 숲에는 각기 다른 녹색이 존재한다”라고 하죠.

밤이 되면 ‘초록에 드러난 빛나는 아름다움 속에서도 결국 어둠이 찾아오는 기척을 읽어 내곤, 

“'설렘이 준 울렁거림'을 느낀다 해도 저 초록들마저도 아름답지는 않구나”.
그래서 그 어떤 초록 앞에서도 세상은 마찬가지로 평평하죠. 


초록 색채 너머의 고요함, 그리고 새로움은 무엇일까요?

이 설렘마저도 더는 삶을 안심시켜 주지도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름 숲에는 각기 다른 녹색이 존재한다” 한다 라면 

이 여름 끝자락에서 만난 지난날의 잊힌 다른 녹색의 설렘을 품어 보죠.

길가의 늘어선 가로수엔 “새로이 난 잎에 부는 귓가에 닿고 바람이 살랑살랑거리리는 시간이 되면,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유니콘이 장애듯 갑자기 다가왔듯, 

아름다운 유월의 한 줄기 바람을 그대로 문자로 옮겨 놓은 듯한 로맨틱한 설렘. 


그러고 보니 그 단어는 항상 들어도 어딘가 그립고 좋은 이유가 있죠.

"이 메마르고 거친 삶에도 초록의 '로맨틱한 설렘'이 찾아오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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