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담근 파김치 맛은?

by 유창엽

[2023년 9월 13일(수)]

숙제 하나를 마쳤다. 기사 송고를 마치고 나서 이사비용 증빙을 끝낸 것이다. 약 2시간 30분 걸렸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이사비용으로 컨테이너 이용 및 가전제품 등 물품 구입을 했다.

컨테이너 이용 비용 영수증을 비롯해 뉴델리 지출 내역 영수증을 엑셀파일로 정리한 뒤 해당 영수증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본사 담당자에게 보냈다.

지난 7월 21일 뉴델리 도착 이후 자동차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전제품 등을 구입하느라 아내와 함께 애를 먹었다. 지나고 보니 이 또한 하나의 추억거리가 될 것같았다.

우버나 올라(Ola) 같은 택시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수시로 호텔에서 몰로 향했다. 많은 우버 및 올라 택시 운전사가 영어를 못해 호텔 직원이나 경비원 도움을 받아 호텔로 택시가 '무사히' 도착하도록 조치했다.

이를테면 DLF몰 노이다에서 물건을 구입한 뒤 택시를 부르면 택시 운전사와 소통이 안돼 애를 먹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호텔과 거래하는 렌털회사와 계약을 맺고 운전사 달린 자동차를 이용하며 월 단위로 결제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본사 담당 부장이 메일을 보내왔다. 10월 15일부터 17일 사흘간 뭄바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해 인터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김재열 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되는 게 기정사실화돼 있는데 '형식적' 피선 직후 인터뷰를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로선 총회 기간 중 어느 날 선출될 지 몰라 IOC 언론 담당팀에 이메일을 보냈다. 14일부터 18일까지 출장 가는 게 가장 안전하지만 회사가 재정 위기여서 최대한 절약형 출장을 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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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4일(목)]

오후 1시쯤 오기로 한 쪽파 등 식재료가 낮 12시쯤 도착했다. 아내가 쪽파 4단과 두부 등을 한국 식재료 가게에 온라인 주문을 한 것이다. 일을 대략 마무리 한 뒤 함께 쪽파를 다듬고 파김치를 담갔다. 맛이 어떨까 궁금했다. 맛을 보니 생각보다 맵지 않고 달았다.

다듬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오른쪽 엄지 손가락 밑으로 쪽파 물이 들어가 약간 아팠다. 눈도 매웠다. 쪽파는 뿌리 부분이 한국 쪽파보다 훨씬 더 둥글게 생겼다. 그리고 생각보다 딱딱했다. 인도 사람을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도 사람들을 보면 약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강한 의식을 가진 게 연상돼서다. 인도의 국부이자 독립운동가 겸 사회운동가인 마하트마 간디라. 그 사람은 겉보기에 얼마나 약해 보이는가? 실제로 본 적이 없지만, 사진 등으로 볼 수 있는 그는 근육이 거의 없다. 뼈만 앙상한 채식주의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조금씩 독립투사로 변모했다. 또 정기적으로 단식하는 등 충실한 힌두교도 생활을 이어갔다.

저녁 식사로 인도 고구마를 구워먹었다. 인도 고구마는 한국 것보다는 조금 덜 달아 좋았다. 조금 전 담갔던 파김치를 곁들여 먹었다. 나름대로 훌륭한 조합이었다.

비자 만료일이 오는 20일이다. 오래도록 비자 연장 건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런데 낮 12시가 넘어 인도 외무부 실무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영어 반 힌디어 반이었다. 그는 자녀가 같이 있지 않고 아내만 같이 지낸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아내의 여권 사본을 외무부 대표 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저널리스트 비자는 인도 외무부가 승인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무부가 자체 심사를 거쳐 비자를 주라는 내용의 레터를 내무부 외국인등록사무소(FRRO) 앞으로 만들어 준다. 다분히 형식일 뿐이다. 이제 레터를 받아 FRRO에 온라인 신청을 하는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레터를 주겠다고 했으니 또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국 대사관을 통해 비자 연장 절차를 빨리 해달라는 부탁을 해볼까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최후 수단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문에 인도 외무부 직원들이 모든 일을 제쳐놓고 G20 준비를 하느라 내 비자연장 건 처리가 늦어진 것 같았다. 실제로 외무부 직원 수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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