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되는 거
민초 박여범 시인
생각해 보면, 선생님 되는 거였지
어릴 적, 내 꿈은
아랫집 깨복쟁이 친구 기찬이
고기찬이 아버지가
폼나는 빨간 오토바이로 출근하는
국민학교 선생님이라, 더 그랬지
깍쟁이, 윗 집 기숙이 누나도
당당하게 국어 선생님 되었지
학창 시절 방황하던
농부의 아들, 어린 영혼에게
희망을 심어주던 스승님의
그림자 꼭지마다, 어쩌다 보니
들꽃은 스스로 자란다
다소 추상적인, 학급목표가 걸려 있던
교실로 발걸음을 옮기지
그런 내가, 선생님 되는 거였지
어릴 적, 내 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