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위한 자가 치유 시

자작나무 숲에서

by 금하나

자작나무 숲에서


아이리스 피어 있는 아침 며칠 사이

풍성해진 자작나무 숲이 아늑합니다


철 따라 비단옷을 입지 않아도

언제든 거친 세월 꿋꿋하신

내 아버지 뒷모습 같고


고향 집 담장 곁에 자작나무 솟대는

온 세월 목마른 그림자 같아


볼 수 없는 음성이 들려옵니다

사랑한다 사랑하고 사랑한단다

내 즈믄 고백을 되뇌어 봅니다

그립습니다 영원히 그립습니다

2023 계간지 가을호 작품

앤이 자작나무 숲에서 자신의 그리움을 달랜 장면이 생각났을 때 쓴 자가 치유 시입니다.

누군가 깊은 통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끝으로 마른 뼈 같이 녹는 모습을 본 기억을 잊기에 어린 세월이 무척 길었습니다. 맘을 달랠 줄 모르고 지나는 시간 동안 서서히 잊으면서 쌓아둔 깊은 슬픔이 낙엽더미 속에서 썩어 한 두 그루 나무의 거름이 되어준 것처럼 나의 그리움이 아버지의 모습을 오래 자란 자작나무 같이 커다란 "시" 상으로 든든한 마음의 배경을 아름답게 그려주었으니 이제는 그리움을 노래하듯 글로도 쓸 수 있고, 마음으로 그릴 수도 있으니 감사한 그리고, 아픈 곳이 더 소중하게 간직할 이야기로 재생되었습니다. 그리움을 함께 치유하기를 바라는 가을의 그리운 시작 앞에서 써 내려간 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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