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한 밤의 소나기처럼 울어도 된다

_울지 못하는 사람도 없고, 울면 안되는 사람도 없다

by 은종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압니다.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강하게 만드는지, 얼마나 설레게 하고 가슴 뛰게 하는지, 혼자 있어도 미소 짓게 만드는지 압니다. 사랑으로 없던 힘이 생기고, 사람을 춤추게 합니다.


물론 두려움도 있습니다. 잃어버릴까 봐, 곁에 있어도 언젠가 떠날까 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랑에 기대어 지친 하루를 쉬고, 절망 속에서도 용기를 냅니다.


아파도사랑입니다.

헤어져 아픈 만큼 사랑한 것입니다. 사랑을 잃고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은 온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십시오. 큰 사랑을 한 사람은 큰 사랑을 받을 자격도 있습니다.


슬픔이 가슴 깊이 차오를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억울합니다.


어느 밤, 소나기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한밤중 번쩍이는 빛과 쏟아지는 빗소리가 잠을 깨웠습니다. 다시 잠들지 못하고 한참을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세상이 떠나갈 듯 울었습니다.


내 마음도 그러했습니다.

내 안에서도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던거죠.


하지만 강한 사람들은 좀처럼 울지 못합니다.

슬퍼도 울 수 없고, 막막해도 소리 내지 못합니다. 울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감추고 견딥니다. “울면 안 돼. 정신 차려야 해.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돼.” 그렇게 스스로를 단단히 묶어 둡니다.


하지만 저도 잠들 수 없이 아파 소리 내어 운 적이 있습니다.

가슴 깊이 차오르는 무력감과 안타까움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믿었던 사람의 말이 나를 아프게 한 일도 견딜 수 있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일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이었고, 주위에는 잠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걸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마음 안에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소나기가 그렇게 소리 높여 내릴 수 있는 것은 받아주는 하늘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에게도 그렇게 기대어 울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새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눈물을 거두어라. 하늘을 보아라. 믿음을 저버릴 수는 있어도 네 존재마저 저버릴 수는 없지. 노래를 불러라. 날아올라라.”


누구든 약해질 때가 있습니다. 두려울 때도 있고, 울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흔들리고 불안한 존재입니다.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 앞에서는 소리 내어 울어도 됩니다.


회사가 무너졌을 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냈을 때, 자식을 잃었을 때, 불치의 병을 선고받았을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누구든 울어도 됩니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어도 되고, 소리 내어 엉엉 울어도 됩니다.


한 밤에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마음에 쌓인 감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차오를 때는 소리 내어 울어도 됩니다.


눈물은 감정의 찌꺼기를 씻어냅니다.

눈물과 함께 안타까움과 억울함과 아픔과 슬픔이 흘러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고요와 평화가 찾아옵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을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마주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깁니다.


마음의 상처도 몸의 상처처럼 아픕니다.

겉으로 피가 흐르지 않아도 깊은 통증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에게 감정을 허락해야 합니다. 소리 내어 우는 일이 오히려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울지 못하는 사람도 없고, 울면 안 되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빠라서, 가장이라서, 강해야 해서, 참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 억울함과 두려움과 불안이 밀려올 때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참지도 말고, 억누르지도 말고, 더하지도 덜하지도 말고,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표현해도 됩니다.


한 밤의 소나기처럼,

펑펑 울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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