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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전가 갑질에 사과 없는 '사과(Apple)'

위고몬 & NextDaily 컬래버 콘텐츠

공정위 동의의결개시에...법대론 잘못 없다는 애플 입장문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한 주간 IT/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를 통해서 살펴본 주요 키워드는 2020년대 마지막 (부분)일식,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5G망과 스마트폰 판매 경쟁, 애플이 국내 이통사에 아이폰 광고비를 전가한 갑질에 대한 공정위 시정 명령,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할 일이 드물었던 갤럭시S20의 카메라 100배 줌 사용 기회, 글로벌 폴더블폰 경쟁 현황 등이 있었다.


<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자료=위고몬]>


이러한 어휘 빈도를 중심으로 선정한 IT/과학 분야 주간 주요 이슈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첫 번째는 2020년대 마지막 (부분)일식인데, 어휘 빈도 10위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보도가 쏟아지고, 여론의 관심도 컸다.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자연현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이슈는 5G망·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이루고 있는 경쟁구도가 분석, 보도됐다. 세 번째는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에 전가한 아이폰 광고비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시정명령을 내렸던 데 대한 결과가 나와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네 번째는 부분일식을 맞아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할 일이 드물었던 삼성전자 갤럭시S20의 카메라 100배 줌 기능이 반짝 이슈가 됐다. 다섯 번째로는 애플과 삼성, 화웨이 등 글로벌 공룡IT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폴더블폰 경쟁이 주제가 됐다.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자료=위고몬]>



■ 주요 이슈 브리핑



- 2020년대 마지막 (부분)일식


21일 오후 4시에서 6시까지 2시간 정도 진행된 부분일식은 2020년대 한반도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일식이다.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천문현상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전국이 맑아 어디서나 볼 수 있던 것도 뜨거운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SNS에도 스마트폰으로 직접 찍은 일식 사진이 범람했고, 유튜브로 생중계가 되기도 했다. 21일 보도된 과학/IT 분야 보도도 일식 관련 기사가 가장 많았다. 사람들의 클릭 수 또한 가장 많았다.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과학적 현상에 사람들이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알 수 있었다.



- 5G망·스마트폰 시장의 삼성전자와 화웨이 맞대결 양상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5G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화웨이가 통신망 구축의 화두가 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인 캐나다(북미)와 유럽 등지는 안보 문제로 화웨이 대신 삼성전자를 택하기도 하고, 무역분쟁에서 미국이 밀리는 양상이 보이자 화웨이를 택하기도 하며 눈치싸움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틈을 타 화웨이보다 먼저 5G망 구축에 앞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G망 뿐 아니라 스마트폰 판매량 관련해서도 지난 4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세계 1위를 하는 등 경쟁구도가 드러났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를 집어삼킨 가운데 향후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 누구도 섣불리 말하지 못하고 있다.



- 애플의 아이폰 광고비 국내 이통사 전가 ‘갑질’


TV 광고가 분명히 이통사 광고인데 아이폰 광고처럼 보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목소리를 SNS나 포털 댓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통사 단말 광고비와 무상 수리비용까지 떠넘겨 온 애플의 ‘갑질’ 탓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마니아층이 단단해 협상력이 높기 때문에 매체 광고, 매장 디스플레이 및 포스터 제작 등 일체의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고 엄격한 가이드라인도 따라야 한다. 4년 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된 뒤 동의의결 절차로 돌입했다. 애플은 사과나 인정 없이 상생협력안을 내놓았는데, 동의의결로 마무리되면 법 위반 여부없이 사건이 종결된다. 이통사는 상생협력안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비용 분담에 관한 구체적 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갤럭시S20 울트라 성능


부분일식이 진행되면서 그간 부정적인 논란이 일기도 했던 갤럭시S20 울트라의 100배 줌 기능 카메라가 주목을 받았다. 일상에서는 사용할 일이 많이 없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라, 천문현상을 관찰하며 도움이 됐다는 팁이 SNS에 많이 올라왔으며 홍보기사 보도도 맥을 같이 해 성능을 홍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글로벌 폴더블폰 경쟁


올해는 스마트폰을 주력상품으로 하고 있는 공룡IT기업 모두 폴더블폰에서 경쟁하고 있다. 애플 폴더블폰은 삼성 ‘갤럭시 폴드’처럼 한 화면이 접히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LG의 듀얼스크린과 비슷한 형태라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삼성, 화웨이, 애플, LG, 모토로라 등 모두 하반기 폴더블폰 시장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화면이 접히는’ 기술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누가 대세가 될 지 결정될 듯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화웨이는 아웃폴딩 방식을 고수해오다가 이번에 삼성전자의 인폴딩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 주요 이슈 빅데이터 분석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자료=위고몬]>


이번 주 다섯 가지 주요 이슈 중에서는 단일기사 주목도가 높았으며 사회적·국내법적인 함의도 있는 ‘애플의 아이폰 광고비 국내 이통사 전가’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이슈 보도에 달린 댓글로는 소비자로서 애플의 아이폰 및 관련 서비스를 향유할 때의 장단점을 토론하는 목소리와 국내법의 미비로 그간 반복돼온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의 불공정한 관행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모두 엿볼 수 있었다. 주제와 관련, 머니투데이의 <아이폰 광고 같은 통신사 광고…10년 넘은 애플 '갑질'이었다>, 연합뉴스의 <이통사에 광고비 떠넘기는 애플 갑질 사라지나>, 중앙일보의 <이통사에 광고ㆍ수리비 떠넘긴 애플, 공정위 처벌 대신 ‘자진시정’> 등에서 총 393개 댓글을 수집했다.


<인포그래픽=위고몬>


어휘적으로 살펴보면, 주제인 ‘애플’과 ‘아이폰’을 제외하면 [삼성]이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애플·아이폰을 옹호하거나 비난하면서 경쟁사 삼성을 비교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또한 [호구][한국]소비자][통신][광고] 등이 그 뒤를 이었는데 아직은 특수한 맥락이 두드러지지 않은 채 한국시장과 한국 소비자가 글로벌 기업에게 호구라거나, 소비자는 아이폰을 선호하므로 아이폰을 들여놔야 판매고가 나오므로 이통사의 선택은 시장의 효율적인 선택일 뿐이라거나 하는 원 댓글 뭉치의 대표적인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 뿐이다.

<인포그래픽=위고몬>


의미 구성을 살펴보면 단순 어휘 빈도로 보았을 때 비중에 가려졌던 다양한 맥락 그룹이 등장한다. 특히 [외국]과 연결된 [대부분][공정][과징금][시정]은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외국에 비해 국내에서 대부분 비싸다며 과징금을 물려 공정하게 시정하라는 맥락이었고, [글로벌][수준][정책][벌금][적용]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가장 다수로 나타난 의견은 삼성과 비교해 [국내][소비자]가 시장논리에 따라 [애플]을 선택했으면 서비스 수준은 감내해야 한다는 의견과 [삼성]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한 부분이었다. 한국이 [호구]라며 자조하는 목소리와 결국 애플의 갑질 비용은 최종소비자에게 전가됐을 것이라는 불평도 컸다. 종합해봤을 때 국내 여론은 애플의 시장지배력과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사나 이동통신사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사과 마니아’ 볼모 잡은 애플 갑질, 달라질까?


애플 아이폰은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며, iOS 운영체계(OS)로 작동한다. 이후 등장한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구글 안드로이드로 돌아가는데, 삼성 갤럭시도 여기에 속한다. 특히 국내 범위로만 한정하면, 이 각각의 OS 생태계는 아이폰과 갤럭시로 대표된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용 iOS 14에 적용된 위젯 배치 기능 [사진=애플]>


이렇게 갈린 생태계는 스마트폰이 처음 세상에 등장한 이후부터 아이폰과 갤럭시 사용자들이 서로 다른 스마트폰을 불편해하는 원인이 됐다. 심지어, “어떤 부분 때문에 맘에 안 든다” “이래서 불편하다” “얘는 되는데 얘는 안 돼”는 의견을 가감 없이 내놓았고, 이게 더 발전하더니 결국에는 편을 가르며 서로를 깎아내리는 상호비난 성격을 띄기 시작했다. 소위 아이폰 마니아와 갤럭시 마니아를 지칭하는 ‘앱등이’와 ‘삼엽충’ 등장 배경이다.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결국 특정 생태계에 속한 물건을 한 번 쓰게 되면 다른 생태계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것도 한 몫한다고 본다. 사람의 습관이란 한 번 길들이면 그만큼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의 차이일 뿐, 딱히 싸울 이유는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단순한 익숙함의 차이가 이번 이슈에서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향한 까내리기의 원흉이 됐다. 기사에서 언급된 내용은 애플의 갑질로 인해 국내 이통사들이 광고료를 대신 부담하는 점이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위에 4년 전 제소됐고, 이에 애플이 자체 상생협력안을 내놓았다는 사실뿐이다. 광고료 외에도 공시지원금, 수리비 등등을 모두 지원하지 않아 이통사들이 전부 부담해왔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자료=위고몬>


그동안의 애플 갑질 행위가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일부 비난의 화살이 애플 마니아에게로 향했다. 이 구절이 아이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국내 기업들이 어렵다(‘을’이 됐다)는 뉘앙스를 풍긴 데 따른 것이다. 문제의 근본인 애플의 갑질 이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애플 소비자 비난만 남았다. 국내 이통사들의 계산된 언론 플레이일까. 덕분에 애플은 관심사에서 살짝 벗어났다.


한편, 애플은 국내 iOS 생태계 아이폰 마니아를 배려하는 움직임이 이전까지 전혀 없었다. 자사 고객들을 볼모로 국내 이통사와 딜을 요구하는 느낌까지 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갑질에 이통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아이폰을 더 비싼 가격에 팔 수밖에 없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 이해관계를 떠나 순수하게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애플페이 시연 사진 [사진=전자신문DB]>


지금까지 애플은 한국에 단말 공시지원금을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단말보다 유독 비싸게 아이폰을 사고 있다. 서비스도 제한적이다. 대표적으로 애플페이의 경우, 애플이 한국 시장 도입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에게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미국 규격 NFC 단말기’ 설치를 요구했고 수수료도 1%를 요구했다. 이는 미국(0.15%)이나 중국(0.03%)에 비해 월등히 높고 삼성페이 및 LG페이 수수료 0%와도 비교되는 수준이다.


애플이 이토록 한국 시장에 짠내를 풍기거나 돈독 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 시장은 돈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28% 정도가 아이폰을 쓰고 있지만, 애플에겐 여전히 몇 안 되는 사용자들일 뿐이다. 적어도 내수 시장이 미국이나 중국 스케일은 돼야 한다는 걸까. 이런 철저한 계산적인 글로벌 영업정책 덕분인지, 애플은 확실히 경쟁사보다는 순이익을 많이 남기고 있다.


지난 10년 가까이 이런 상황에도 묵묵부답이던 애플코리아는 이번 공정위 결정 후 “어떤 법률 위반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지만, 이제는 고객과 지역사회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교육 분야와 중소사업자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고 소비자의 일자리 준비를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마침내 그 무거웠던 입을 뗐다.


그럼에도 애플은 입장문에서 법대로 하면 잘못한 게 딱히 없다고 밝혔다. 잘못하게 없으니 당연히 사과도 없었다. ‘사과(apologize)’ 없는 ‘사과(apple)’라니, 주변의 질타와 외면에도 변함없이 아이폰을 꾸준히 사랑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너무 야속한 태도 아닌가. 애플이 꿈꾸는 비전과 사명에서 한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배제된 느낌이다.


<팀 쿡 애플 CEO가 WWDC2020에서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애플]>


“애플의 사명은 언제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었고, 우린 변화의 원동력이 되는 데 헌신합니다.”


얼마 전 WWDC(애플세계개발자회의)2020 키노트 오프닝 연설에서 팀 쿡 애플 CEO가 한 말이다. 국내에서 애플 갑질 이슈가 불거진 지 1주일여 만에 미국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발표된 이 연설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벌어졌던 일들과 지나치게 괴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비플라이소프트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니터링 분석 솔루션인 '위고몬(WIGO MON)'이 사용됐다.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 매체 가운데 IT/과학분야에서 많이 본 뉴스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출처: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2006258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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