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께 선물할 건데 괜찮은 양주 없나요?
예비 시아버지/장인 어르신 처음 뵈러 가는데 뭐 들고 갈까요?
매년 명절마다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많이 선택되는 것 중에 하나가 '조니 워커'다. 연간 1억 2천만 병이 팔리는 블렌딩 스카치 위스키의 대명사 조니 워커는 걸어가는 신사 모양 로고 ‘스트라이딩 맨’으로 유명하다. 스트라이딩 맨은 조니 워커의 수호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8년 3월, ‘스트라이딩 맨’에 더해 ‘스트라이딩 우먼’도 등장했다. 스트라이딩 우먼의 이름은 제인 워커다. 최근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성 평등 추세에 조니 워커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 디아지오가 가세했다. 성 평등과 여성 임파워링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25만 병의 ‘제인 워커’를 시장에 내놓으며 병당 1달러를 여성계에 기부하기로 했다. 물론 제인 워커는 완판되었다.
샤프, 코닥, 노키아 등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무너질 수 없을 것 같았던 거대 기업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시대다. 샤프 등이 기술력이 떨어져서 망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술이 너무 빨리 진화하고, 그 진화한 기술을 후발 경쟁업체가 금세 베낄 수 있는 시대다. 이 기업들의 실패는 기술과 브랜딩, 고객과의 관계인 PR을 계속 발전시켜가지 않으면 기술만으로는 모자라다는 증명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인 워커는 ‘급변의 21세기, 시대를 읽고 올바른 방향으로 기업이 움직여 간다는 첫인상을 줬다’는 평을 받으며 2019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위 안에 선정됐다(타임지는 ‘인물’에 종종 사람 이름을 한 브랜드나 캐릭터를 넣곤 한다.). 이로써 소비자는 디아지오가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게 됐다.
제인 워커는 ‘급변의 21세기, 시대를 읽고 올바른 방향으로 기업이 움직여 간다는 첫인상을 줬다’는 평을 받으며 2019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위 안에 선정됐다(타임지는 ‘인물’에 종종 사람 이름을 한 브랜드나 캐릭터를 넣곤 한다.). 이로써 소비자는 디아지오가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게 됐다.
하지만 디아지오의 제인 워커가 브랜드 이미지에만 도움을 준 것은 아니다. 기존 브랜드 조니 워커의 스트라이딩 맨은 ‘Keep walking’, 즉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진하라는 진취적인 뜻이다. 제인 워커를 출시하며 여성들에게 계속 전진하라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많은 소비자들이 조니 워커 브랜드가 원래 어떤 카피를 지니고 있었는지 찾아보게 됐다. 어마어마한 홍보 효과다.
자체 조사와 각종 연구소의 리서치에 의하면 제인 워커를 출시함으로써 타깃 소비자의 2/3 이상이 앞으로 디아지오의 새 위스키를 관심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여성 주류 구매자의 85%가 제인 워커 출시에 호감을 표시했다. 92%의 전체 소비자가 디아지오에 대해 이전보다 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매출도 신장됐다.
‘제인 워커’는 250만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여성 인권을 위해 사용하며 PR에 진정성을 뒷받침했고, 270만 번 이상 세계 언론에 보도되고 SNS의 화제가 되며 추산할 수 없을 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누렸다. 이처럼 윤리적이고 진보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PR을 적시에 진행한다면 웬만한 마케팅, 브랜딩, 사회 기여활동을 뛰어넘는 홍보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만약 ‘제인 워커’가 정식으로 상용 브랜드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명절 선물로 ‘조니 워커’와 ‘제인 워커’ 두 병을 한 쌍으로 마련하는 것이 유행이 될지도 모른다.
-성공 마케팅 실전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