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고기 안 먹어"
“나 이제 고기 안먹어”
살면서 내가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고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고기 없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비건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정말 간단했다.
그동안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겨왔던 것들이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더 이상 고기를 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비건을 시작하기 전, 육류 위주의 식습관에 길들여져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단백질’이라는 영양소는 고기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 깊숙이 박혀 있었다.
고등학교때부터 무용을 전공했던 나는 식단 조절이 필요할 때면 늘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해서 먹었고, 이것이 나의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어왔다.
나의 일상에는 언제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고기가 있었고, 식탁 위의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였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하나의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의 모양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건강’에 대한 상식과 편견을 와장창 깨준 다큐멘터리이다.
다큐멘터리도 충격적이었지만, 지나쳐 온 나의 일상 속에서 한 번도 고기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나의 모습도 충격이었다. 늘 나의 일상에서 마주했던 것들이었는데 왜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고기를 먹는 것은 나에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임을,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을 시작점으로 비건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전까지의 라이프 스타일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에 한 번에 완벽하게 바뀌지 않더라도 서서히 변해가겠노라 다짐했다. 비건은 나에게 비단 식습관의 문제만이 아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선택지에 대한 결정은 결국 나의 몫이었다. 나의 건강과 지구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하며 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