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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고미 Oct 07. 2021

비건은 처음이라서

우당탕탕 비건의 시작.


비건은 처음이라서

- 우당탕탕 비건의 시작


단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계기로 시작한 비건 지향의 삶은 처음부터 난관 그 자체였다.


아무런 정보도, 공부도 없이 시작했기에 채식을 하면 채소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삼시 세끼 샐러드만 먹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비건을 실천하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했고, 비건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충분했지만, 이렇게 살다가는 맛의 즐거움을 전부 다 잃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했다. 이런 삶을 행복하게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게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과 케이크에도 우유, 계란, 버터가 들어간다니... 지금까지 먹어왔던 음식들을 전부 다 먹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착잡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비건에 대한 정보를 찾아야 했다. 가장 먼저 비건 식당을 검색했다. 찾아보니 서울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건 식당과 카페가 있었다. 신이 나서 공책에 모두 받아 적었다.


비건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가공식품, 콩고기, 과자, 빵 등등 예상했던 것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심지어 일상에서 자주 보이던 것들이었는데 비건인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정보들을 찾아보고 나니, 공책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더 이상 샐러드만 먹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함께 이제야 뭔가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채식한끼>


찾아보니 채식 식당을 정보를 모아놓은 어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도에 내가 있는 위치를 설정하면, 내 근처에 있는 채식 식당들의 정보와 메뉴를 알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어플이다. 다른 사람들이 다녀온 채식 식당 후기도 볼 수 있다.


채식한끼 어플을 보고 가보고 싶은 비건 식당들을 하나둘씩 가보기 시작했다. 비건 식당을 찾아다니면서 느꼈던 점은, 채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내가 평소에 먹었던 음식에서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면 나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모두 식물성으로 대체해서 먹을 수 있다니 더 이상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가 더더욱 없어졌다.


그동안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먹어왔던 동물성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했다.

오히려 동물성 재료들을 배제한 음식이 훨씬 더 담백하고, 식사 후에도 속이 편안했다. 식물성 재료만으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그렇게 나는 서울 곳곳의 비건 식당을 찾아다니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모두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한 달이 지나자, 걱정으로 가득했던 나의 마음이 설렘으로 채워졌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들로 나를 채우는 비건 지향의 삶이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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