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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승 Nov 09. 2023

소중한 것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오늘의 동화





안녕하세요. 희승입니다. 여러분은 소중한 물건을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저는 보통 잘 보이는 곳에 진열을 하거나, 쓰고 난 뒤에는 깨끗이 정리를 하는 편입니다.


아마도 각자, 소중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물건도 가지각색일 것 같습니다. 분명, 숨겨두는 분도 있으시겠죠? 아무도 못 찾게 말이죠.


오늘 펼쳐볼 그림책 '아저씨 우산'의 주인공인 아저씨는 우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과연, 주인공 아저씨는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함께 보겠습니다.


이야기는 아저씨가 들고 있는 아주 멋진 우산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우산은 까맣고 가늘며, 반짝반짝 빛나는 지팡이 같았죠.


아저씨는 외출할 때, 비가 오던, 오지 않던, 늘 우산을 챙겨서 나갔습니다. 비가 내릴 때도 물론, 우산을 챙겨서 나갔지만, 우산을 펼치지 않고 비를 맞았습니다. 


아저씨는 멋진 우산을 비에 젖게 할 수는 없었던 거죠. 빗발이 굵어지면, 그늘막 같은 곳에 가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지, 우산을 펼치진 않았습니다.


비를 뚫고 가야 할 때에는 우산이 젖지 않도록 꼭 껴안고 뛰어갔습니다.  비가 그치지 않을 때는 낯선 사람의 우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잠깐, 실례 좀 하겠소이다. 저기까지 같이 쓰고 갑시다."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날은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 있었습니다. 창밖 너머로 비바람에 우산이 뒤집어진 사람을 볼 때면, 나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했습니다. 


아저씨가 우산을 가지고 공원 의자에 앉아 쉴 때는, 우산 위에다 손을 얹고 멍하니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러다 한 번씩, 우산이 더러워지지는 않았는지, 반듯하게 접혀져 있는지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가 우산을 가지고 공원에서 쉬고 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조그만 남자아이가 비를 피하려고 나무 그늘로 뛰어들어왔습니다.


남자아이는 아저씨의 우산을 보며, "저기 가실 거면, 저 좀 씌워 주세요."라고 말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헛기침을 하며, 못 들은 척,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잠시 후. 남자아이의 친구가 우산을 가지고 다가왔습니다. "우산 없니? 같이 가자." 두 아이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빗속을 걸어갔습니다.


비가 내리면 또롱 또롱 또로롱

비가 내리면 참방 참방 참-방


아이들이 멀어져도 노랫소리는 계속해서 들렸습니다. 아저씨도 덩달아 소리 내어 부르게 되었죠. 부르면서 아저씨는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럴까.'


궁금했던 아저씨는 그동안 펼치지 않았던 우산을 활짝 펼쳤습니다. 그러고는 빗속을 걸었죠. 아저씨의 멋진 우산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또롱 또롱 또로롱' 소리가 났습니다. 아저씨는 신기해하며, 동네 쪽으로 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참방 참방 참-방'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저씨는 재미있어하며, 사람들 사이를 걸어갔습니다. 비가 오니까 정말, 밑에서도 위에서도 재미있는 소리가 났습니다.


신나서 집으로 돌아온 아저씨는 조용히 우산을 접으며 말했습니다. "비에 푹 젖은 우산도 나름 괜찮군. 무엇보다 우산다워서 말이야."


아저씨는 만족스러워하며, 흔들의자에 앉아 조용히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주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 비가 오는데, 우산을 다 쓰셨네요."


이후 아저씨는 가끔씩, 우산꽂이에 있는 젖은 우산을 보러 갔다고 합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아저씨 우산' 어떠셨나요?


아저씨는 우산을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해서, 사용하지 않고 보관만 했습니다. 물론, 그 자체로도 소중한 것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산은 비를 막아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죠. 그러기 위해서 우산을 만든 것이기도 하고요. 혹시, 여러분도 소중한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하진 않으셨나요?


분명,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물건이든 간에 사람은 물건은 만들 때, 목적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사람은 어떨까요? 사람은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알려고 해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아저씨가 우산을 펼치고서야, 비 오는 날에 재미있는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죠.


펼쳐보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움켜쥐고만 있으면, 빛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아저씨의 시작은 '정말 그럴까?'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그건 아마 바로 '나' 자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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