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과 자기 계발, 그 불가분의 어딘가
논어(論語) - 학이(學而) - (4-8장)
논어라는 형태로 정리된 어록을 읽다 보면 각 편마다 나름의 주제가 있지만, 막상 각 장의 내용들을 보면 이 얘기하다가 갑자기 다른 얘기가 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마치 사람들이 말하다가 딴 길로 새는 것 같다. 재밌는 점은 지금의 형태로 누군가 "편집"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내용끼리 모아두기보다는 완급조절을 하려는 듯이, 혹은 잊을만하면 다시 말해서 되새기게 해 주려는 듯하다.
4) 증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루 세 번 나 자신을 살펴본다. 남을 섬기는 데 불충실했는가? 친구를 대하는 데 신뢰할 수 없었는가?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소홀했는가?"
살다 보니 배운 점 중 하나는 사람들은 의외로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하루 세 번 반성한다는 증자의 말은 마치 의식적인 메타인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우리는 항상 타인을 대할 때 온 마음을 다하지 않는다. 친구라고 다 내 믿음을 받을 수는 없다. 사람은 배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어떻게 모든 사람 한 명 한 명을 전심전력으로 대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얼굴에 먹칠은 하지 말아야겠다. 얄팍한 지식으로 자꾸 동양의 "체면"과 레비나스의 "얼굴"을 연결 짓고 싶다. 당장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의 체면은 세워줘야 하고, 타자의 얼굴도 일종의 "정언명령" 같은 것이라는 점에서 체면 세우기나 마찬가지다.
5) 공자는 “천 대의 수레를 거느린 나라를 다스리려면 직무에 충실하고 신의를 갖추어야 하며, 검소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적절한 때에 백성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지도자 상을 촉구하는 유가적 리더의 자질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자기 할 일은 잘해야 하고, 리소스 관리, 인맥 관리도 잘해야 한다. 믿음과 사랑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질서 교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제1 원리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6) 공자는 “젊은이는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어른들을 공경하며, 행동이 바르고 신뢰할 만하며,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덕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다한 후에도 여력이 남으면 문학을 공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솔직한 감상으로는 이런 구결들은 그냥 말 그대로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지만 덕담을 덕담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 텍스트의 권위가 너무나 막강해서가 아닐까? 그렇다고 그냥 자기 계발서처럼 읽어버리는 것도 내키지는 않지만. 낭만은 시대에 상관없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시간이 남으면 학문을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 재밌다. 뭐가 되었든 평생 무언가를 갈고닦아야 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맞는 말이다.
7) 자하가 말했다. "만일 미보다 덕을 중시하고, 부모를 온 힘을 다해 섬기고, 군주를 지극히 충성하며, 친구와의 관계에서 신뢰할 수 있다면, 비록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그를 학식이 있는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배웠건 아니건, 결국 행동이 중요하다. 그런데 행동은 보이는 것이니, 보이는 행동이 이 전에 얘기했던 "교언영색"이 아닌지는 잘 들여다 보야아할 것이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 이게 쉽지 않다.
8)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품위가 없는 군자는 존경을 받지 못하고 학식도 탄탄하지 못하다. 그는 충신과 신뢰를 지켜야 하며, 자신보다 못한 자와는 어울리지 말고, 그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군자는 무엇인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당당하고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인간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인간상은 질서를 교란해서는 안 된다. 도가 같지 않으면 교류하지 않는다는 것은 역시 동업자는 신중하게 고르라는 의미가 아닐까. "코웍"을 할 때 같은 목적의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은 다 같이 매머드 레이드를 뛸 때 여실히 드러나지 않는가. 충실한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제 논어의 첫 번째를 담당하는 학이편도 절반이 지났다. 나 혼자 다 읽고 천천히 조금씩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나름대로 좀 더 생각하면서 꾸준히 정리하는 방식을 끝까지 밀고 나가 볼 계획이다.
이 글을 읽고 Gemini가 생성한 이미지옛날에는 텍스트가 다 엉망이었는데, 적어도 조판실력은 늘어난 것 같다.
오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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