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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단상 斷想

by 신화창조

온종일 비가 내리네요.

언제든 올 수 있는 게 비라고는 하지만

이번 비는 좀 특이하네요.


드센 바람,

4월인데

섞여오다가 말다가 하는


눈인지, 우박인지.


또 느닷없이 해가 들기도 하고요.

4월답지 않게 좀 쌀쌀하네요.


도무지 종잡을 수 없어요.


비에게 밝고 발랄한 이미지를 보여달라고 하는 건

무리한 부탁이겠지만

지금 비는 유난스러워요.

어렵게 핀 벚꽃도 다 떨어지네요.

그야말로 조기 벚꽃 앤딩이에요.


슬퍼요.


그렇다고 비 오는 풍경이 아주 싫지는 않아요.

답답했던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주기도 하고

들뜬 마음을 진정시켜주기도 해요.


봄비.jpg


따듯한 커피 한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봅니다.

그리운 사람들,

내려놓지 못했던 오래된 사연들.

아쉬운 이야기들,

기대와 반성이 가슴을 맴돌아요.


비는 또 많은 것들을 데려가겠지요.

추억만 남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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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이렇게 있다가

우산을 펼치고 거리에 나갈 거예요.

아직도 남아 있는 추억을 들여다보며

거리를 걸을 거예요.


어쩌면 그리운 다른 이도

내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공허한 기대를 하면서요.


coffee_window_scen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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