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2)

by 신화창조

비록 전쟁이 끝나고 10년이 넘었지만,

아이들 놀이 문화에도 전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60대 중반 이상 여성분들은 기억하실 것이다.

여자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추임새처럼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무찌르자, 오랑캐 몇 백만이냐,

대한 남아 가는 길 통일로이다.......”


가사의 의미보다는

놀이에 어울리는 운율 덕에 즐겨 불렀겠지만,

가사를 짚어보면 꽤 전투적인 내용이다.

대부분, 그 시절 어린이 노래라는 것이 이런 식이었다.


어디에서 배웠는지 모를,

전쟁과 관련된 군가들, 또 유행가들.


“화랑 담배 연기 속에 잠자는 전우야.......”


이런 식의 노래를 부르며 해가 지도록 동네를 누볐다.


사람이 죽고, 사는 곳이 폐허가 되고,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전쟁의 상처는

얼마가 지나야 아무는지 아직도 나는 모른다.




다 함께 가난해서, 가난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우리 스스로 알지 못했지만,

우리 선배 세대는 우리보다 더 못 살아서

불편한지도 몰랐지만 그때 우리는 진짜 가난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1969년) 친구와 놀다가

친구 집에서 보리밥 한 그릇 얻어먹고 왔는데

어머니의 지청구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애 어머니, 점심 굶었겠네.

다시는 얻어먹지 마라. 점심은 집에 와서 먹어라.”


우리 나이 9살,

어렸지만 그 말씀의 뜻을 나는 알았다.


그리고

다시는 그 친구 집에서 밥을 얻어먹지 않았다.


그 때 우리는 모두 가난하게 살았다.




3편에서는 그 시절 각설이, 즉 거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아침마다 대문 앞을 찾아오던 각설이패 이야기.

사실 이 글은,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 서론이 길어졌다.

당시 그들이 부르고 다녔던 각설이 타령을

각색되지 않은 대로 복원하느라 꽤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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