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생, 우리 할아버지 젊을 때,
일제 강점기에는 악기가 귀한 시절이었단다.
하물며 산골 벽촌에 악기란 그림의 떡이었으리라.
어릴 때,
하얀 한복 곱게 입은 할아버지가 불현듯 하모니카를 꺼내 연주를 하시는 모습,
젊은 할아버지가 사람들 앞에서 멋들어지게 한 곡 뽑는 장면,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 비록 무슨 곡인 줄은 알 수 없었지만.
어디서 배우셨을까 내력은 알 수 없었지만,
이젠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하모니카 하면 생각나는 동요가 있다.
우리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가지고
우리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안 나
도미솔도도솔미도 말로하지요.
옥수수 하모니카다.
옥수수를 먹을 때마다 생각하는 노래. 아마 이 노래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이 노래는 홍난파 작곡, 윤석중 작사, 이렇게 되어있다.
홍난파 선생이 해방 전에 돌아가셨으니 분명 일제 강점기에 나온 노래였을 텐데.
원래 가사는 이렇지 않았으며 작사가도 윤석중 선생이 아니었단다.
원래 가사는;
욕심쟁이 작은 오빠 하모니카는
큰 아저씨 서울 가서 사 보낸 선물
작은 오빠 학교 갔다 집에 오면요
하모니카 소리 맞춰 모래 불러요.
도레미파솔라시도 불고서는
도미솔도도솔미도 재미난대요.
욕심쟁이 작은 오빠 학교 갈 때는
나 모르게 하모니카 숨겨두지요.
우리 우리 어머니가 오빠 없을 때
서랍 속의 하모니카 찾아 주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내가 분줄은
도미솔도도솔미도 누가 아나요.
이랬단다.
두 가사 모두 그림 같다.
이 노래의 원래 작사가는 윤석중 선생이 아닌 윤복진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월북을 했고 그래서 안타깝게도 남한에서 금지곡이 되었단다.
그랬던 것을 홍난파 기념 사업회에서 동요 작가 윤석중 선생에게 부탁해서 가사를 조금 바꿔 다시 발표해 살려내었다고 한다.
물론 북한에서도 ‘옥수수 하모니카’가 아닌 ‘하모니카’라는 제목으로 여전히 불리고 있다고 하며.
이제 곧 여름이다. 지천이 맛있는 옥수수로 넘쳐날 것이다.
옥수수라면 미치는 난 이번 여름에도 한 100자루는 먹겠지.
노랫말대로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서 멋들어지게 하모니카 연주 한 번 해보자.
도미솔도,
도솔미도
말로 부는 하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