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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벌레 잠잠이 Sep 13. 2021

10대의 선택에 관한 8인 8색의 단편집

<라일락 피면>을 읽고

 '10대의 선택에 관한 여덟 가지 편의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예상되듯이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각기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단, 다 읽으려면 솔직히 짜증스러운 작품도 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표제작인 [라일락 피면]이다. 역시 공선옥 작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캐릭터는 살아있고 상황은 현실 같다.

  제목은 낭만적이지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담고 있다. 왜 당시 평범하고 어리며 파릇한 청춘들이 그렇게 휩쓸릴 수밖에 없는지가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얼마나 끔찍하게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얼마나 속절없이 엄청난 생명들이 스러져 갔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영화 <택시운전사>보고 우연히 읽었는데, 그랬기에 그 울림도 컸다.

  그다음으로 좋았던 작품은 조은이 작가의 [헤바]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은 셈인데 참 좋았다.

  평범한 주인공이 자신도 모르게 매료되는 인물이 참 매력적이다. 독자도 주인공처럼 그녀의 자유롭고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그의 연정을 받아줄 수 없는 그녀의 단호함 때문에 주인공이 방황하는 모습도 설득력 있다. 다만, 부모의 입장에서 주인공을 본다면 그녀를 미워할 수도 있으리라.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은 구성이 독특했다.

 최인석의 [쉰아홉 개의 이빨]에 나오는 새아빠는 어딘가에 그런 사람이 아직 꽤 잘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슬펐고 여운도 길었다.

 


목차

공선옥 라일락 피면
방미진 영희가 O형을 선택한 이유
성석제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오수연 너와 함께
오진원 굿바이, 메리 개리스마스
조은이 헤바(HEBA)
최인석 쉰아홉 개의 이빨
표명희 널 위해 준비했어


*한 두줄 평

  다양한 작가들의 단편을 한 책으로 읽는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특히 표제작 [라일락 피면]이 좋다.


*PS.

물론 내가 좋았던 작품 순으로 정한 것은 순전히 개인 취향이다. 다른 작품들도 각기 개성이 있고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다른 독자들은 또 다른 작가의 단편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책 제목: 라일락 피면

작가: 공선옥 등저

엮은이: 원종찬
출판사: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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