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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경 Feb 14. 2023

학교 부적응 학생은 자퇴를 해도 되는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부적응 학생의 학교 적응 좌절기

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자퇴하겠다 할 무렵 선생님들로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바로 "학교도 작은 사회이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적응할 수 없다"는 말이다. 당신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교육학적으로 틀리다고만은 볼 수 없는 말이다. 학교란 사회화 기능을 성장시키기 위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학교라는 기관에서 교육자의 건강한 감독 아래 또래 집단을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등 사회적인 기능의 성장을 이뤄낸다. 


하지만 역기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학교 교우 관계에서 비교적 서투른 모습을 보이는 학생이 또래 집단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도태될 수도 있고, 또래 집단 중에서 과격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특정 학생에게 괴롭힘을 가할 수도 있다. 


이런 우연의 중첩으로 인해 학교 부적응 학생이 된 경우 학교 전학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전학으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인해 다소 거리가 있는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다시 괴롬힘을 당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또래에 비해 덩치가 작고, 소통에 서툴러 학교를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서도 또 다시 다른 학생들의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던 듯하다.


이렇게 말하면 일부 어른들은 다시금 "그렇다면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 상황에서 포기하고 자퇴한다면 그 문제를 평생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필자는 이 경우 자퇴를 하는 것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학생이 학교에 부적응하는 요인이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서는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소통의 미숙을 겪는 학생이 있는데, 만약 이 학생이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서 소통 능력이 개선 될 가능성이 있겠는가. 아마도 어려울 듯하다.


두 번째 이유는, 학생 시기의 다양한 부적응 요인은 학교 밖에서 여유를 갖고 고쳐나갔을 때 크게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는 가정 교육과, 학교 밖의 소규모 또래 집단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필자의 상담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대부분의 학교 부적응 문제는 학교 밖에서 해결할 때 더 쉽고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했다.


세 번쨰 이유는, 학생이 '자퇴'를 생각할 정도면 부적응의 정도가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생이 '자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고, 추진하기까지는 매우 많은 심리적 부담감이 있다. 98%가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서, 본인이 2%가 되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 없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게 다녀오던 학교 밖으로 벗어나는 것은 많은 불안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자퇴'라는 키워드가 나왔을 때 우리는 이 문제를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나는 학교 부적응의 시기에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 밖에서 내가 부족한 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나의 가족과, 내가 하던 동호회 활동, 그리고 교회 등에서 충분히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후에 내가 충분히 성장했다고 느껴졌을 때 다시 학교에 복교했고, 큰 문제 없이 졸업할 수 있었다.


아마 내가 그 때 참고 억지로 학교를 다녀야만 했다면 불안은 커지기만 했을 것이고, 여러 부정적 정서로 인해 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할 수 없었거나, 평생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동을 하다가 어딘가 아프다면 쉬고 낫기를 기다려야 하지, 그 부분에 수행 능력이 뒤쳐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더 강한 운동으로 이겨내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이다. 머리와 마음도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좀 더 유순하게 바라보고, 여유를 가진 해결책으로 대응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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